용산구청장 '사고예방 TF' 출범시켰지만…"사퇴하세요!" 쏟아져

참사 이후 책임 회피성 발언 논란
입장문 내고 "참사 재발방지 총력"
홈페이지에는 "사퇴하시라" 촉구

박희영 용산구청장.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청(구청장 박희영)이 사망자 156명 등 343명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안전사고 예방 개선대책 TF'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구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용산구는 3일 구청장을 비롯해 경찰·소방·민간전문가·교수·구의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안전사고 예방 개선대책 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박희영 구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TF는 △안전 사각지대 발굴·관리 △안전관리 제도 개선 △다중 밀집지역 현장 안전관리 △인명피해 등 재난사고 발생 또는 우려 상황에서의 신속 대응체계 구축 △안전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 확대 등을 추진한다.

구 관계자는 "지역 곳곳을 세밀하게 점검한 후 지역특성에 맞는 안전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안전 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TF에서 방안 검토 결과에 따라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기관별로 즉시 시행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히 세부 방침을 수립해 추진한다. 상위법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중앙부처, 서울시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청 홈페이지에는 박 구청장 입장문과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구의 시간대별 주요 조치사항을 공개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참사 초기 박 구청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관내 구청장임에도 수많은 사상자가 난 상황에서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은 여론이 악화되자 참사 사흘만인 1일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사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기간이고 장례절차 및 부상자 치료 지원 등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라며 "구청장으로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습에 힘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홈페이지에는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그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실었다.

그러나 홈페이지 참여소통 자유토론 공간인 '나도 한마디' 게시판에는 박 구청장을 비판하거나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물로 도배가 되고 있다.

한 시민은 "이렇게나 많은 젊은이들이 허무하게 사망한 대참사를 막지 못한 것, 애초에 준비를 하나도 안 해놓은 것만도 천벌을 받을 일"이라며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용산구청 홈페이지 캡처
또 다른 시민은 "그저 기념일에 즐겁게 놀러 나온 어리고 젊은 사람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150명 넘게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관할 구에서 발생했는데도 끝까지 자기 발등에 불 떨어질까 전전긍긍, 책임만 회피하려한다"며 "아무 책임도 지기 싫은 사람이 뭣때문에 그 자리에 그렇게 연연하느냐"고도 했다.

이 외에도 한 시민은 용산구청이 여전히 '사고 사망자'로 표기하고 있다며 "당장 '희생자'로 바꾸세요"라며 구청장 파면을 촉구했다.

참사 이후 게시판에는 이같은 이태원 참사 관련 글이 100여 건이 넘게 올라왔다.  

한편,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2일 용산구청을 비롯해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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