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6월 29일 다이애나가 '복수의 드레스' 입은 까닭은?

연합뉴스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The Crown)' 시즌5가 오는 9일 방송될 예정인 가운데, 시즌5에 등장할 다이애나 왕세자비(妃)의 '복수의 드레스'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다이애나 비는 1994년 6월 29일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열린 한 만찬에 참석했다. 
 
이 행사를 위해 그녀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멋진 옷을 꺼내들었다. 바로 그리스 출신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스탬볼리언의 드레스였다. 
 
어깨들 모두 드러내고 몸매 곡선을 강조한 이 드레스는 3년 전에 다이애나 비를 위해 만들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대담하다고 생각돼 입지 못했던 드레스였다.
 
다이애나 비의 트라볼타 드레스와 같은 디자인 옷을 판매하는 쇼핑몰 캡처

6월 29일은 별거중인 남편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 볼스의 불륜 의혹이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1300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방송된 날이기도 했다.(해당 다큐멘터리의 실제 기획자는 다이애나 비였다는 얘기도 있다.)
 
다음 날 아침, 다이애나 비의 드레스는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제목도 "복수는 시크하다", "어젯밤 다이애나는 찰스에게 그가 놓치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였다.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도 다이애나 비의 드레스는 '복수의 드레스'라는 이름을 달고 쉽게 지워질 수 없는 역사적 순간들 중 하나로 남아있다. 
 
'더 크라운' 시즌5에서 다이애나 역할을 맡은 엘리자베스 데비키도 언론 인터뷰에서 다이애나의 성격을 이해하는 열쇠로 다이애나가 6월 29일 입었던 드레스를 꼽았다. 
 
그녀는 "하나의 드레스가 역사의 한 순간을 상징한다는 것은 꽤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다이애나 배역을 맡은 것이 알려졌을 때 많은 문자를 받았는데 '복수의 드레스'에 대한 문자도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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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비는 패션 센스는 물론 품위있고 침착한 말솜씨로 온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지만 이처럼 남편의 불륜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내 순종이 최고 덕목이었던 당시 영국 왕실 입장에선 가장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실제로 다이애나 비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왕실의 결혼 서약에서 '순종'이라는 단어를 없앴고 왕자들을 병원에서 낳고 일반 학교에 보내는 등 왕실의 기존 패턴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은 영국 왕실과 정부로부터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넷플릭스는 '더 크라운' 시즌5 공식 홈페이지에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극화(픽션)이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의 통치 기간을 형성한 정치적, 개인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며 이 작품이 허구라고 고지했다. 
 
앞서 2020년에도 영국 정부는 넷플렉스에 "'더 크라운'을 '픽션'이라고 인정하고 관련 고지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당시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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