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공장 주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 폐쇄됐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아이폰의 공급망을 붕괴시켰다는 평가 속에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14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는 이날 정오부터 폭스콘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에 대해 7일 간 폐쇄 명령을 내렸다. 생필품 운반 목적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차량도 운행할 수 없다.
앞서 정저우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지난달 중순부터 지역에 따라 봉쇄조치에 나섰다. 폭스콘 공장에서도 지난달 19일 감염자가 발생해 구내식당이 폐쇄되고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됐다.
중국 당국은 '폐쇄루프' 방식으로 이 공장을 계속 운영하도록 했으나 사실상 감금 상태였던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일부 노동자들은 빗속에서 공장 담을 넘고 수십km를 걸어서 귀향했다.
시 당국의 봉쇄 조치에도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일 확진자가 95명에서 359명으로 급등하자 정저우시는 산업단지 폐쇄라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공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루머가 급속하게 퍼진 것도 봉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해당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만에 본사를 둔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의 최대 생산업체다. 특히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은 아이폰14의 80%, 아이폰14 프로의 85% 이상을 생산하는 최대 생산기지다.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는 프로 이상의 고급 모델이 공급에 차질을 빚는 터였다. 이번 정저우 공장 폐쇄로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아이폰14 프로가 공급에 제약을 받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정저우 공장은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을 위한 폭스콘의 주요 생산 허브"라며 "애플의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목표치 8천만 대보다 200만~300만 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할 경우 아이폰의 수요 및 생산에 모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1분기에는 아이폰의 출하량 목표치가 기존 5200만 대에서 400만~600만 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니콜 펑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정저우 공장 폐쇄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폰 매출을 늘리려 했던 애플의 전략에 차질을 빚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봉쇄 조치가 잇따르자 인도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아이폰의 완제품 생산을 늘려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폰 부품 업체는 여전히 중국에 있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애플의 아이폰 공급망을 붕괴시켰다"며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애플의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