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일명 '50억 클럽'의 멤버들은 물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現 더불어민주당 대표)과도 가까운 사이였다는 취지의 녹취록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을 진행했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정 회계사에게 2020년 3월 녹취록을 제시했다. 녹취록에서 정 회계사는 "지지율이 2위 나오면 되게 잘 나온 것 아닙니까?"라고 묻고, 김씨는 "이재명? 이재명은 대통령이 되지"라고 대답한다. 김씨는 또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님 청와대 가면은"이라며 이 대표를 언급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이 부분은 김씨가 증인을 청와대나 요직에서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정 회계사는 "그런 의미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씨는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하는데, 이재명 게이트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정 회계사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씨와 이 대표가 친밀한 관계였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는 대장동 게이트 초반부터 '50억 클럽'에 거론되는 인사들이 곽 전 의원을 포함한 주로 여권 인사라면서 역공세를 펴고 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50억 클럽'을 대상으로 한 로비 자금에 대한 언급도 구체적으로 나왔다. '50억 클럽'은 화천대유가 로비 자금을 뿌린 대상으로, 곽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최재경 전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50억 클럽'에 포함된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증인이 50(억), 50, 50, 50, 50이면 100, 200, 300 계산해주자(고 하니), 김만배가 300이라고 한다. 이에 증인이 더할 것이 있다는 취지로 20이라고 하자 (김씨가) 320이라고 말한다"고 하자, 정씨는 "네"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진짜 B1(대장동 사업 시행부지 중 한 곳)에서만 잘 되면 다 좋고 편하다고 하자 5~600억이 다 들어가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는데, A12(또다른 대장동 사업부지) 수익금도 다른 데 써야 하고 B1 수익금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남욱과 증인이 화천대유 직원 성과금을 분담하라는 취지죠"라고 물었다. 이에 정씨는 또 "네"라고 말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애초 김씨는 A12블록 수익금으로 과거 비용과 직원 인센티브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가 2017년 이를 번복하고 저와 정씨에게 각자 부담을 요구했다"며 "이 시점부터 유명 법조인들에게 50억원씩 줘야 한다는 얘기를 시작했다"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