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군단의 승부 기질, 예측 불가능한 대타 카드

전병우 '1차전 승리는 우리 것'. 연합뉴스
임지열(27)에 이어 전병우(30) 카드까지 적중했다. 키움의 신들린 대타 운용이 가을 야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키움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2022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 대 6으로 이겼다. 8회말까지 4 대 5로 끌려갔지만 대타 전병우가 결정적인 홈런과 결승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전병우는 경기 후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인 것 같다"면서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기가 다 빠진 느낌"이라며 전력을 다한 점을 강조했다.
 
전병우는 4 대 5로 뒤진 9회초 1사 1루에서 김휘집의 대타로 나서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네 번째 투수 노경은의 초구 시속 137km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10m짜리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초구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정확하게 때렸다. 전병우는 "초구를 친다고 생각하기보단 그냥 높은 쪽을 생각하고 들어갔다"면서 "컷 패스트볼이 들어온 덕분에 중심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SSG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말 대타 김강민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양 팀의 승부는 연장 10회로 향했다. 전병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야구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전병우는 10회초에도 기회를 잡았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2사 1, 2루에서 외국인 좌완 숀 모리만도를 상대로 결승 적시타를 뽑아냈다. 그는 "첫 타석에서 홈런으로 운을 다 썼다고 생각했다"면서 "마음 편하게 타석에 오른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키움 전병우 '1차전 승리 발판 만들었어'. 연합뉴스
키움 홍원기 감독의 대타 카드는 또 다시 적중했다. 지난달 27일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 대 4으로 뒤진 7회말 대타로 기용한 임지열이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의 6 대 4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도 전병우를 대타로 내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홍 감독은 전병우를 대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병우가 정규 시즌에서도 백업으로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고, 극적인 승부 때 큰일을 하는 선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부를 뒤집길 바라는 마음에 대타로 기용했다. 시즌 막바지에 타격감이 괜찮아서 장타를 기대했고,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사실 키움은 홈런과 거리가 먼 팀이다. 정규 시즌에서 팀 홈런 9위(94개)에 머물렀다. 하지만 가을 야구에서는 kt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홈런 4개, LG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홈런 4개를 터뜨리는 등 거침없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전병우는 팀의 가을 홈런 비결에 대해 "지금 선수들이 집중을 더 잘하고 있다"면서 "운도 좋아서 홈런이 잘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이로써 키움은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 76.3%(38번 중 29번)를 확보했다. 전병우는 "팀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쉽게 지지 않고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끈끈한 경기를 하길 바란다"면서 "나는 선발이든 대타든 항상 내 역할을 잘 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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