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의 시작과 끝은?"…한 총리, 2시간 '외신' 질문공세에 해명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젊은 친구들이 그곳에 가 있었던 것이 잘못된 것인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

미국 NBC 기자의 질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외신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한 총리는 "젊은이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찰 수사에 의해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 정부의 무한 책임"이라고 답했다.

이날 외신 기자회견은 140분 가량 이어졌다. 이번 참사로 14개국 26명의 외국인이 사망한 만큼 외신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한 총리는 "중요한 요인은 결국 군중 관리"라며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과 여기에 대한 체계적인 노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도심 집회 탓에 이태원에 배치될 경력이 부족했는가'라는 질문에 "경찰관들이 너무 도심 집회에 치중해 이태원 사태에 집중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는 너무 경찰이 개인의 이동을 제한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면서 "과거 권위주의적 체제 하에서 형성된 것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외신 기자들은 '주최 측이 없는 행사였다고 해서 과연 방지할 수 없는 참극이었는가", "경찰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등의 질문들을 쏟아냈다.

한 총리는 이에 "경찰 조사가 완결되면 투명하고 분명하게 내.외신에 밝힐 것"이라고 답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장관이 지난달 30일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한 총리는 "이 장관이 말한 내용이 '경찰을 아무리 집어넣어도 소용없다'는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무한대로 책임지는 것이 우리 정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중 관리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라며 "주체가 없는 자발적인 행사는 분명히 제도적인 개선을 해야할 점이 잇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윤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를 건의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중앙정부의 안전 정책 주무 부서인 이상민 장관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외국인 사상자 지원과 관련해 "한국 국민과 정확히 똑같이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중간에 동시통역 기기 음성 전송에 문제가 생기자 "잘 안들리는 것의 책임여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웃으며 농담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는 NBC기자의 질문을 대답하는 과정이었는데, 이런 농담을 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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