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DNA' 김광현 카드 낭비한 SSG, 수비와 불펜에 발목

SSG 랜더스 김광현. 연합뉴스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에게는 올해가 개인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다. 신인이었던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의 다니엘 리오스를 상대로 선발 맞대결 승리를 거두면서 이름을 날렸던 김광현은 어느덧 가을야구의 베테랑이 됐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시리즈 10경기(41⅓이닝)에 등판해 3승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한, 검증된 '빅 게임 피처(big-game pitcher)'다.

다섯 번째 우승 반지를 노리는 김광현은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시즌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중책을 맡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7전4승제 시리즈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1차전에 에이스를 투입한 SSG로서는 '가을 DNA'까지 갖춘 김광현 카드를 절대로 낭비해서는 안 됐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SSG는 최정의 솔로홈런 등으로 2-0 리드를 잡았다.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은 손가락 물집이 터져 2⅔이닝 2실점의 성적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수비가 김광현을 돕지 못했다. 5회초 SSG는 우익수 한유섬의 실책,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잡지 못한 포수 김민식의 포일이 발판이 돼 2점을 내줬다.

6회초에는 키움 김태진의 중전안타 타구에 역회전이 걸려 중견수 최지훈이 뒤로 빠뜨리는 불운까지 겹쳤다. 김광현은 결국 6회를 채우지 못했다. 5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4실점(2자책) 6탈삼진의 성적으로 4년 만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마쳤다.

그래도 SSG에게는 이길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 불안했던 불펜에 발목이 잡혔다.

8회 2사부터 등판한 노경은이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초 선두타자 김태진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어진 1사 2루에서 전병우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았다.

SSG는 9회말 김강민의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으로 6-6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불펜으로 나선 선발 요원 숀 모리만도가 10회초 전병우에게 결승타를 내주면서 SSG는 무릎을 꿇었다.

키움은 안우진과 선발 요원 에릭 요키시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이는 SSG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1차전 승부가 더 중요했다. SSG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결과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오랜만에 경기를 해서 보이지 않는 실책이 있었고 실점으로 연결됐다. 김광현의 초반 페이스가 좋았는데 과정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며 경기 중반 불안했던 수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9회초 마무리의 블론세이브 장면에 대해서는 "여러 투수가 있지만 타이밍상 노경은의 투입이 적절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장면이 아쉬웠다. 중요한 상황에서 볼넷을 내주면서 힘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