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야구 팬들은 2018년 11월2일을 잊지 못한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인천에서 플레이오프 5차전 승부를 펼친 날이다.
SK는 10회말 공격을 앞두고 9-10으로 뒤졌다. 한국시리즈로 가는 티켓은 넥센이 차지하는듯 했다.
하지만 SK 왕조 건설의 주역이었던 김강민이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벼락같은 동점 홈런을 터뜨린 순간 흐름이 급변했다.
극적으로 패배 위기를 넘긴 SK는 다음 타자 한유섬(당시 이름 한동민)의 짜릿한 끝내기 솔로홈런에 힘입어 11-10으로 승리했다.
한편의 스릴러 같았던 승부에서 살아남은 SK는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베테랑의 힘은 4년이 지나 다시 한 번 인천 야구장을 들끓게 했다.
SSG는 11월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리그 키움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공격을 앞두고 5-6 열세에 놓여 있었다.
키움은 1점 차로 뒤진 9회초 전병우의 극적인 대타 투런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정규리그 막판 불안요소였던 불펜의 난조에 흔들린 SK의 기세는 크게 꺾여 있었다.
마운드에는 이전 경기까지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한 키움의 마무리 김재웅이 있었다.
만약 김재웅이 1점 차 리드를 지킨다면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경기 세이브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SSG에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선두타자 추신수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김원형 SSG 감독은 최지훈의 타석 때 김강민을 대타로 내세웠다.
김강민은 김재웅이 던진 4구 직구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승부는 6-6 동점이 됐다.
2018년 11월의 그날을 떠올리게 하는 한방이었다.
이로써 김강민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새 역사를 썼다. 40세 1개월 19일의 나이로 역대 한국시리즈 및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 보유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