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커튼콜'은 1회 시청률 7.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은 1950년 12월 23일 흥남부두에서부터 시작됐다.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을 이동시켰던 흥남철수작전을 고스란히 재현한 스케일로 포문을 열었다. 윤상호 PD가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10개월 간 공들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듯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묘사가 화면 곳곳에 담겼다.
흥남철수작전은 굳센 여인 자금순(하지원 분)이 남편 리종문(강하늘 분)과 아들까지 연달아 생이별을 하게 되면서 평생 가슴에 가족을 품고 살아가게 된 이유를 알려주는 결정적 장면으로 의미를 더했다. 특히 배에 올라타지 못해 인생이 갈려버린 두 사람이 마지막 인사로 서로를 하염없이 쳐다본 장면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1인 2역으로 분한 배우 하지원과 강하늘의 호흡이 관전포인트였다.
자금순은 1953년 전쟁이 끝난 뒤 인천 연안에서 국밥을 파는 여인이 됐다. 2020년대로 넘어와 초라했던 낙원 여관이 전국에 대형 체인점을 거느린 거대한 호텔 낙원으로 변모돼 빠른 전개를 선보였다.
노년이 된 자금순(고두심 분)의 막내 손녀 박세연(하지원 분)은 할머니의 젊은 시절 미모를 쏙 빼닮은 세련된 모습으로 호텔 낙원의 총지배인으로 성장했다. 박세연은 개관식 당일 큰 오빠 박세준(지승현 분)이 호텔 매각건으로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충격을 받았다. 박세준이 매각 체결을 추진하려던 찰나, 투병 중인 할머니 자금순이 나타나면서 일이 어그러졌다. 박세준은 할머니와 여동생의 반대에도 호텔 매각 추진을 중단하지 않아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자금순은 굴곡진 인생에서 여러 번 고비를 넘겼지만 3개월 시한부 판정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아픈 와중에도 북에 두고 온 남편 종문과 아들 영훈이를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먹먹한 슬픔을 안겼다. 특히 2002년 제4차 이산가족상봉 장면은 이날 방송된 명장면 중 하나로 50년 만에 만난 모자의 애끓는 정이 그려졌다. 고두심은 애잔하면서도 묵직한 표정으로 자금순의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그런 가운데 무명 연극배우 유재헌(강하늘 분)의 첫 등장은 극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새로운 사건의 탄생을 알렸다. 유재헌은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척척 끝낸 것도 모자라 소극장에서 연극까지 무리 없이 해내는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한편, 자금순의 오른팔이자 호텔 낙원의 전 지배인인 정상철(성동일 분)은 자금순의 한과 아픔을 누구보다 안쓰럽게 바라봤다. 시한부 3개월을 선고받은 자금순의 마지막 소원을 떠올리며 깊은 상념에 빠졌다.
정상철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장태주(한재영 분)에게서 자금순의 손자 리문성의 행적을 알아냈다. 리문성은 돈 되는 일이라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문제 청년으로 성장해있었다. 배우 노상현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강렬한 눈빛으로 신비로운 인물 리문성으로 변신,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방송 말미는 북한군 특수부대원으로 변신한 유재헌이 무대에서 연극하는 장면으로 장식됐다. 유재헌의 완벽한 북한군 연기를 지켜본 정상철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크고 아름다운 무대에서 연극해보자'는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 과연 정상철의 제안한 연극은 무엇인지 유재헌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속도감 있는 흐름과 예측 불허의 전개로 서막을 열었다.
영화 '히트맨' '청년경찰' 등을 제작한 조성걸 작가와 '달이 뜨는 강' '바람과 구름과 비'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의 윤상호 PD가 의기투합해 흥남철수작전부터 이산가족상봉까지 역사적 사건들도 리얼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강하늘, 하지원, 고두심, 성동일, 정지소, 노상현, 지승현, 황우슬혜, 최대훈 등 연기력이 더해졌다. 연극배우를 향한 은밀한 제안부터 호텔 낙원의 매각 신경전까지 다채로운 사건들의 실타래가 풀어지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을 높일 예정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커튼콜'은 매주 월·화 밤 9시 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