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을 깨고 왔다" 이정후가 이끄는 키움, 최강 SSG 상대로도?

SSG와 키움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일 인천에서 개막
'와이어-투-와이어' 정규리그 1위 SSG, 객관적 전력 우세
돌풍 일으킨 키움, 지쳤지만 안우진·이정후 투타 조화 절정

SSG 랜더스 김광현과 최정. 연합뉴스

SSG 랜더스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최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라이벌 구단이 있다면 바로 히어로즈 구단이다.

SK는 2018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만났다. 치열했던 양팀의 승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이었다.

키움은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공격을 앞두고 9-10으로 지고 있었다. 선두타자 김강민이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때리자 이어 한유섬(개명 전 이름 한동민)이 SK를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SK는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네이밍 스폰서가 넥센에서 키움으로 바뀐 2019년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두 팀은 리턴매치를 벌였다.

일방적인 승부였다. 준플레이오프 관문을 뚫고 올라온 키움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에 3연승을 거뒀다.

SK는 그해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가 갑자기 찾아온 타격 슬럼프로 인해 결국 마지막 날 두산에 1위를 내줬다. 하향세는 가을야구 무대에도 이어졌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이 키움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두 팀은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만난다. 이번에는 한국시리즈 무대다.

SK는 SSG라는 구단명으로 인천에서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지 2시즌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정규리그 개막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전신 SK 시절을 포함하면 통산 다섯 번째 우승 도전이다.

한유섬은 지난 10월31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했다. 자부심을 갖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SG는 정규리그 챔피언답게 탄탄한 전력을 보유했다. 무엇보다 김광현(13승3패 ERA 2.13), 윌머 폰트(13승6패 ERA 2.69), 숀 모리만도(7승1패 ERA 1.67)로 이어지는 선발 3인방의 존재가 든든하다.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는 국내 복귀 이후 두 시즌 만에 처음이자 프로 선수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시즌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최정, 한유섬, 이재원, 김강민 등 베테랑과 최지훈, 김성현 등 젊은 선수들의 신구 조화가 돋보인다.

SSG 랜더스의 추신수. 연합뉴스

다만 후반기 막판 크게 불안했던 불펜이 아킬레스건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는 한 선수가 마무리 보직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불펜을 최대한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해야 한다. 누구 한 명이 마무리를 맡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기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1,5차전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친 에이스 안우진과 폭발적인 타격 감각을 자랑한 이정후를 앞세워 kt를 3승2패로 따돌렸다.

2위 LG 트윈스를 상대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키움의 열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키움은 LG를 3승1패로 따돌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정후-김혜성-야시엘 푸이그로 구성된 중심타선은 포스트시즌 내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푸이그가 후반기 들어 살아난 타격 감각과 장타 생산 능력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 팀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베테랑 이용규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정후는 "SSG는 1년 동안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우승한 팀이라 우리는 도전하는 입장"이라면서도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로 유종의 미를 잘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 연합뉴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변수는 체력 소모다. 키움은 이미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렀다. 치열한 3위 경쟁이 펼쳐졌던 정규리그 막판을 포함하면 최근 한 달 내내 총력전을 펼친 셈이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 등판한 안우진은 지친 기색이 보이지만 1차전 선발 중책을 맡는다. 에릭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가 함께 하는 선발진은 경쟁력이 있지만 4선발의 불안감과 체력이 관건이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선발 요원 최원태가 불펜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고 김재웅이 지키는 뒷문도 든든하지만 정규리그 종료 이후 3주 정도 재정비 시간을 보낸 SSG에 비해 힘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키움은 물 오른 자신감과 실전 감각을 믿고 간다. 홍원기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어느 한 선수에 치중하지 않고 골고루 다 잘해주기를 희망한다. '원팀(one team)'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7전4승제로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의 첫 경기는 1일 오후 6시30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SSG는 김광현을, 키움은 안우진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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