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발생하기 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는지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 진실공방 양상이 돼 가고 있다.
31일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사고 당일 현장에 있던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이 오후 9시 38분쯤 전화상으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며 정상운영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이 밤 11시 11분이 돼서야 서울교통공사에 이태원역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태원에서 소방당국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밤 10시 15분보다 약 1시간이 지난 상황이었다. 10시 43분에는 소방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교통공사는 당일 사고 발생 전에 경찰 측의 무정차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경찰이 오후 9시 38분 무정차 요청을 했다는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저희는 정확하게 오후 11시 11분에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밤 9시 38분 통화는 이태원역장이 이태원파출소장에게 역사 출입구를 통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고 발생 전에 경찰에서 무정차 요청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밤 11시 11분 경찰로부터 무정차 통과 요청이 왔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미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라 이태원역에 몰린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무정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사고 소식을 듣고 밤 11시 6분쯤 이태원역에서 공덕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1대 추가 운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