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불이익' 언론사·대표에 각각 벌금 500만원

머니투데이 A기자, 성희롱으로 상사 신고
신고 후 사내 연구원으로 발령…가해자와 같은층 근무
취재비도 20개월동안 못받아
法 "연구원 발령은 기자 지위 박탈…피해자 의사에 반해"

연합뉴스

사내 성추행을 신고한 기자에게 임금과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언론사와 대표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희근 부장판사는 31일 남녀고용평등법·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면 대표와 머니투데이 법인에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머니투데이 A기자는 2016년 9월 입사 이후 직속 상사에게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며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업무 공간 분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A기자를 사내 연구원으로 발령 내고 가해자와 같은 층에서 근무하게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회사 기자로 근무하던 피해자를 사내 연구원으로 발령한 것은 사실상 기자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조치"라며 피해자에 대한 직무배제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A기자가 약 20개월 동안 회사 취업규칙에 따라 받아야 할 취재비 400만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박 대표가 A기자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박 대표는 A기자에 대한 직무 배제와 부서 재배치를 자신이 결정하지 않았고 항변했다. 또 취재비는 실비를 변상하는 차원이라며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기자와 일반직 업무에 차이가 있고, 머니투데이 취업규칙에 따르면 일반직과 기자직은 직군이 명백히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니투데이가 국내 출장에 따른 교통비를 취재비와 별도로 실비 지급해온 점 등에 비춰볼 때 취재비를 실비 변상의 성격으로 보기 어렵고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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