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맛있어" 남긴 딸, 전화는 경찰이 받았다

한국 좋아한 26살 日여성, 이태원 참사로 숨진 사연
"한일 가교 꿈꿨는데"…경찰이 전화받아 "주웠다"

유족이 공개한 A씨와 아버지의 라인 대화.

한국어를 배우려고 유학을 왔다가 '이태원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일본인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한국을 좋아했다는 이 여성은 가족에게 '장래에는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31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이태원에서 벌어진 참사로 홋카이도 출신의 26살 여성 A씨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소식을 들은 A씨의 아버지는 임시여권을 발급받아 이미 숨져버린 딸을 만나기 위해 이날 한국을 찾는다.

A씨 아버지는 "30일 저녁 지문이 일치한다고 확인받았다. 설마 내 딸이 이렇게 될 줄이야…"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기억하는 맏딸 A씨는 한국을 무척 좋아했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지난 6월부터 반년 일정으로 서울의 어학원에서 공부했다. A씨는 평소 "장래에는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가족에게 했다.

이태원 참사 이전으로 추정되는 날짜의 오후 7시쯤 "인사동에서 먹은 비빔밥 맛있었어. 오늘은 같은 반 프랑스인과 만날 거야"라는 라인 메시지가 아버지에게 마지막 글로 남았다. 다음 날쯤 부녀가 통화한 기록도 있지만, 참사 당일에는 불통이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사고 현장이 통제된 모습. 박종민 기자

A씨 아버지는 "(참사 뒤) 딸에게 전화해도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경찰관이 받아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는 식으로 설명하더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인도 고인의 '한국 사랑'을 전했다. A씨와 알고 지내던 서울 거주 30대 일본인 여성은 "A씨는 한국을 좋아해서 유학이 끝나도 장기적으로 한국에 있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어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며 "이런 일이 벌어져서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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