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31일 이태원 압사 참사과 관련해 "지금은 추궁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정부의 사고수습과 원인규명 지원책을 차분히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회의 직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고로 희생된 분에 대한 혐오표현과 낙인찍기가 SNS상에 번져 나가는 중이다. 경찰과 소방관을 비난하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벌써 유포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만드는 것은 정부와 우리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향후 예산국회에서의 국가사회 안전망 전면 재점검을 약속했다. 그는 "안전 인프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전면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찾아내고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정리할 것이 예산도 있고 법안도 있다"며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을 여러 케이스들이 있으니 검토해보고 할 수 있는 정부사업이 어떤 것인지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비대위원장은 전날 안전사고에 대한 입법화가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에 대한 추모 글을 올리며 "건설공사 현장, 노동 현장에서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치들이 최근 입법화되고 시행 중에 있다. 하지만 그런 법제화가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썼다.
이어 "우리의 사고와 관행 속에 깊이 뿌리한 '빨리빨리', '안전 불감증'을 씻어내는 일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이 대목은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