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원자로를 계속 가동하면서 원자로 등의 주변에 보조시설을 추가 건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8노스는 영변 핵시설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5MW급 원자로가 1년 넘게 가동되고 있으며, 원자로 등 핵심 시설 주변에서 보조시설 확장 공사가 계속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키려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플루토늄 추출용 사용 후 핵연료를 생산하는 5MW급 원자로는 지난해 7월부터 냉각수 배출과 주변 차량 활동이 꾸준히 포착되는 등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사의 필자 중 한 명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북한의 움직임이 "핵무기 소형화를 목표로 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그는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서는 약간 다른 종류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면서 "핵무기 소형화가 북한 핵프로그램 개발과 영변 핵시설 내 생산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38노스는 그러나 원자로에서 핵연료봉을 빼내거나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연료봉을 방사화학실험실(RCL)로 옮긴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또 방사화학실험실 주변에서는 지난여름 수개월 간 유지보수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핵연료봉 재처리 활동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2010년부터 건설 중인 실험용 경수로(ELWR)의 가동 흔적도 없었다. 이 시설이 가동되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이 매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8노스는 이어 지난 8월 24일 우라늄 농축시설의 불화수소(HF) 처리 건물에서 연기 기둥이 포착됐으나 이후 사진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나타난 활동만으로는 이 공장의 가동 여부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불화수소는 이산화우라늄(UO₂)을 사불화우라늄(UF₄)으로 전환하는 데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38노스는 이어 영변 핵시설 내 50MW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방사화학실험실 등 핵심 시설 구역에서 최근 몇 달간 다양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50MW 원자로 구역에서는 긴 직선 도랑을 파는 작업과 10년 전 7×18m 크기의 건물이 해체된 자리에 7×14m 크기의 건물을 새로 짓는 모습이 관측됐으나 공사 목적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38노스는 전했다.
우라늄 농축시설 구역의 옛 연료봉 제조공장 자리에서는 수년간 중단됐던 목적 미상의 건물 건설 공사가 재개됐고, 이산화우라늄-사불화우라늄 전환 공장의 해체 또는 용도 전환 작업도 지난 7월 22일 이후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8노스는 또 방사화학실험실 단지의 남동쪽 경계선 밖에 새 건물이 건설되고 있다며, 이 건물의 용도나 이 건물이 궁극적으로 방사화학실험실 영역에 포함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영변 핵시설 내에서 꽤 많은 과학자가 추가로 일할 수 있는 새 연구개발동이 2년 만에 완공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