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럴 배짱이 없어요" 김재웅 호수비에 웃은 안우진

안우진 '이게 아닌데'. 연합뉴스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23)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마무리 투수 김재웅의 호수비에 박수를 보냈다. 

안우진은 지난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 시즌 LG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0 대 2로 뒤진 상황에서 6회초를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앞서 kt와 준PO 1차전과 5차전에 이어 포스트 시즌 3번째 등판에 나선 안우진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2회 선두 오지환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문보경에게 선취 적시타를 내줬고, 3회초 채은성에게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하지만 곧바로 타자들이 승부를 뒤집었다. 6회말 김혜성, 야시엘 푸이그, 김태진의 연속 적시타로 3 대 2 역전에 성공했다.

LG가 7회초 무사 2, 3루에서 박해민과 문성주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더해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7회말 임지열과 이정후가 백투백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6 대 4로 앞선 8회초,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세 번째 투수 김동혁이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자 키움은 마무리 김재웅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칫 다시 역전을 허용할 위기에 안우진은 "점수를 안 주는 게 제일 좋고, 1점으로만 막아도 좋겠단 생각으로 8회를 보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재웅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동물적인 감각으로 팀을 구했다. 문보경의 번트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뜬공으로 처리했고, 2루에 공을 던져 3루로 뛰었던 채은성까지 잡아냈다. 순식간에 더블 아웃을 잡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이에 안우진은 "거기서 그런 상황이 발생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면서 "(김)재웅이 형이 몸을 던져 수비하는 걸 보고 나도 다음 경기에선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질문에는 "도박을 하는 것 같아서 다이빙은 못했을 것 같다. 놓치면 끝나기 때문에 안전한 쪽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우진은 이어 "나에게 그 정도 배짱은 없는 것 같다. 재웅이 형은 배짱이 좋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팀은 이겼지만 안우진은 선발승을 놓쳤다. 그럼에도 그는 "아쉬움은 없다. 진짜 하나도 없다"고 강조한 뒤" 선발승은 놓쳤지만 팀이 이겨서 오늘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기 때문에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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