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에게 무기징역을, 조현수에게는 징역 30년을 선고합니다."
27일 재판부가 '계곡 살인' 판결을 선고하자, 인천지방법원 324호가 술렁였다. 이은해(31)와 조현수(30)의 '간접 살인' 혐의만으로도 중형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재판을 진행한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인데, 피고인들은 피해자에 대한 살해 시도를 두 차례 실패했음에도 단념하지 않고 결국 살해했다"며 "부작위(간접)에 의한 살인임에도 작위(직접)행위와 동일하게 보는 게 합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법정은 취재진과 시민으로 가득찼다. 좌석이 부족해 일부는 법정 바닥에 앉아 재판을 방청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른 사건 선고가 내려졌다. 하지만 오후 2시 30분쯤 이씨와 조씨가 연녹색과 진녹색 수의를 각각 입고 재판정이 들어서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씨와 조씨는 재판 내내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받고도 이들은 무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이 끝나자 숨진 A씨의 누나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이어 수사를 맡은 검사들에게 다가가 "고맙습니다.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검사도 양손을 잡고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A씨의 유족들은 선고 후 법원과 수사기관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의 매형 B씨는 "법원의 판결에 존중을 드리고 싶다"며 "그동안 수사를 해 주신 검찰과 일산서부경찰서에 고맙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은 당분간은 다리를 좀 뻗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아마도 피고인 쪽에서 항소를 하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이씨와 조씨가 끝까지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B씨는 "피고인들은 항상 일관되게 잘못이 없다고 했다"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또 "사건 초기 경기 가평경찰서와 담당 검사의 수사 의지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며 "이렇게 3년까지 끌 사건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