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의 강경한 진압에도 불구하고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6일(현지시간)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도덕 경찰에 체포된 지 사흘만에 숨진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40일째였다.
아미니의 고향이자 묘가 있는 서부 쿠르디스탄주(州) 사케즈에서는 1만 명이 모여 규탄 시위를 벌였고,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쿠르드 인권 단체(Hengaw)는 이날 사케즈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등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지역 인터넷을 차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 사망 후 40일은 이란의 전통 애도 기간이 끝나는 날이기도 한데, 이란인들은 이슬람 문화에 근거해 고인의 영혼이 사망 40일째 되는 날 잠시 돌아온다고 믿고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니의 사망 40일째를 맞아 아미니의 묘가 있는 사케즈 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서도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여기에 시민들이 합세하면서 반정부 시위는 전국 단위로 확산중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죽을지언정 정권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에 이란 당국은 "이란의 적들이 이번 소요사태의 배후이다. 적과 언론은 아미니 사망 40일째를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구실로 이용하려 하고 있지만 이 지역의 상황은 완전히 안정되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