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1세대'가 바라본 저출생…"'삼중 노동' 여성들의 파업"[영상]

[인구위기와 공존⑩]
'비혼 1세대의 탄생' 저자 홍재희 작가 인터뷰

저출생은 원인 아닌 결과…출생 막히는 이유를 살펴야
한국 여성, 직업 현장서 출산과 일 중 '베팅'하는 상황
결혼 않겠다는 사람보다 '못'하겠다는 포기가 더 많아
"저출생은 사회를 향한 개개인들의 출산 스트라이크"

육아 지원을 돈의 투자에 따른 수익으로 보는 시각 문제
현금 지원보단 육아휴직 의무화…특히 남성 적용 필요
결혼 외 동거, 싱글맘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인정해야

▶ 글 싣는 순서
①청년도 노인도 불행한 '인구 디스토피아'
②놀이터엔 노인들만…"애 한 명도 안 태어난 마을도"[영상]
③"마을 하나씩 매년 사라지는 셈…20년 후가 두려워요"
④20여년 간 41개 학교 문닫은 신안…"공공인프라 길게 보고 심어야"[영상]
⑤지역 특색 살린 '살아보기'로 인구 유치…"가장 큰 걸림돌은 주거 문제"
⑥'과밀한' 경기도마저 인구위기 '빨간불'…"80대도 안아프면 일해야"
⑦가평 이사 간 목동엄마의 분투기 "주3일은 서울行"
⑧MZ세대 남녀 '동상이몽' 심화…멀어지는 결혼·출산
⑨현실판 '82년생 김지영' 도처에…"이기적이란 말이 이기적"
⑩'비혼 1세대'가 바라본 저출생…"'삼중 노동' 여성들의 파업"
(계속)

스마트이미지 제공

한국 사회에서 '저출생 문제'를 떠올리면 그 원인은 단순히 '결혼 기피 현상'에서 찾기 마련이다. 책 '비혼 1세대의 탄생' 저자 홍재희 작가는 이러한 현상을 보는 것을 넘어 그 기저의 현실, 즉 일터에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주목한다. 출산을 하면 일을 그만둬야 하고 일을 지속하려면 출산을 말아야 하는 일종의 '베팅'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착한 며느리'라는 삼중 노동을 요구하기에 결혼 기피현상이 강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홍 작가는 말한다. 이러한 한국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저항이 '출산 스트라이크(파업)'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때문에 이러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육아휴직 의무화',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의무화가 직업 현장에서 실현돼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은 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존재로 취급하는 인식을 깨고 여성에게만 육아의 부담이 쏠리는 현실 또한, 타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결혼 제도'를 통한 가족을 넘어 싱글맘부터 동거까지 더 다양한 결합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우리 사회는 출생을 남녀 간 '결혼'을 통한 가족 안에서만 가능한 일로 보고 있어 더욱 다양한 가족으로부터의 출생 가능성이 가로막히고 있다는 게 홍 작가의 생각이다.

프리랜서 예술인이자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겸업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평생을 제도권 밖에서 살아온 '비혼주의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저출생 문제와 그 해결책을 들어봤다. 홍 작가와의 인터뷰는 지난 24일 서울 목동 CBS 본사에서 진행됐다.



Q. 비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우선 개인적 성향과 기질이 많이 작용했다. 가정에서 딸로서 또는 같은 여성으로서 어머니를 볼 때 결혼해 아내로, 엄마로 사는 삶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제가 자라고 어렸을 때는 80~90년대였기 때문에 더더욱 남자와 여자의 성별 분업이 (뚜렷이) 있었다. 어머니는 집에서 전적으로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고 아버지는 나가서 돈을 버는…그런데 그런 완벽한 성별 분업이 잘 이루어져서 완벽한 가부장이 되는 남성도 없거니와 실제로 저희 아버지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실직하기도 했다. 그러면 이제 어머니가 사실상 가부장으로서 밥벌이를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가사 노동을 비롯한 모든 건 어머니가 다 책임지는 구조였다. 어렸을 때부터 '왜 그래야 할까?'가 항상 의문이었다. 너무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비혼 1세대의="" 탄생=""> 저자 홍재희 작가가 24일 서울 목동 CBS 본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세준 기자
사회적인 경험을 거치며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20대를 거치며 사회에 나오면서도 왜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일터에서 일하는데 커피 심부름을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주변을 봐도 제 위에 친척이든 이웃이든 미리 결혼을 한 선배들이든 똑같은 삶이었다. 그렇다면 그 삶은 내가 살아도 계속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어쩐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니라는 생각 말이다.

Q. 책에서 사회적인 측면도 비혼의 이유로 언급했는데 어떤 점들이 문제였나.
A: 한국 여성은 아내와 어머니 말고도 '며느리'라고 하는 역할까지 부여가 된다. 아내든 어머니든 며느리든 그 것은 역할이지, 사람의 본성이거나 정체성은 아니지 않나. 이러한 역할을 당연하게 해야 될 일이라는 생각에 동의할 수가 없었다.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있어야 되는 것이지, 때가 되면 연애하고 결혼해서 애를 낳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시댁에 며느리의 도리를 하는…이러한 것들이 '당연'하다는 게 저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물론 제가 또래 중에서 유별난 편이기는 했다. 얼마 전 기사에서 통계를 봤는데 90년대엔 30대 여성들이 결혼한 비율이 93%더라. 그 말은, 이제 그 직후 세대가 저니까 90년대에 20대였던 점을 감안해도 거의 90% 이상의 30대 여성이 결혼을 하는 세대였던 셈이다. 그래서 오히려 불과 20년이 지난 지금의 20·30대들이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보면 기분이 묘하기도 하다.

Q. 지금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80년대, 90년대보다 활발해지고는 있다. 20·30대를 지나며 겪었던 차별이 지금은 많이 바뀌지 않았나.
A: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직업 선택의 자유 그리고 고등교육을 남녀, 아들·딸 구별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점은 있다. 하지만 이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은 사실 사라지지 않았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은, 차별을 당하는 사회적 약자에 놓여 있는 젠더 상 여성만 느끼는 것이지 이미 남자라는 존재로 이미 기득권을 갖춘 남성들은 잘 못 느끼시더라.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 비율은 한국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80% 가까이가 고등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오는데도 직업적인 성취 욕구과 기타 등등의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결혼을 선택함과 동시에 퇴사를 종용받거나, 승진해서 밀리거나 또는 경력 단절이 되거나 또는 다시 복귀를 해도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하는 현실이다. 아이를 낳으려면 여성은 자신의 일과 육아라는 사이에서 '베팅'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도박의 문제처럼 되는 상황이 정상인지 의문이 든다. 이를 고려한다면 어떻게 보면 어떤 생명체든 생존과 번식이 우리의 삶을 유지하는 원동력인데 이런 점들이 그 번식을 포기할 만큼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Q.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게 되는 것인가?
A: '결혼하지 않겠다'보다는 '결혼을 못 하겠다'고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게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면 일단 여성에게는 결혼이라고 하는 제도가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한 일과 기타 등등을 포기하는 불합리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설령 선택지들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일하며 임금 노동, 결혼 후 가사 노동 그리고 출산하면 육아 노동이 하나 더 (생긴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아직도 완전히 성인으로서 독립한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 아니다. 남성의 집안과도 결합된다. 남성에게는 자신의 든든한 파트너와 반려자를 얻는 제도일지 모르지만 여성에게 그 남성만을 선택하려 했는데 가족도 선택이 되는 셈이다.

사실 결혼을 포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저는 '결혼이냐, 아니냐'하는 질문 그 전제가 잘못됐다고 본다. 왜 결혼을 전제로 놓고 삶의 생애 주기를 얘기해야 되나? 지금의 저출생 문제는 비혼 때문도 아니고 결혼을 안 해서도 아니다. '결혼이냐 비혼이냐' 여부가 저출생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 외에, 우리가 말하는 제도권 밖에서의 출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제 주변의 30·40대 지인들, 친구들 중에 많은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기보다는 그 외에 (결혼으로) 내가 삶에서 포기해야 될 것들과 양립이 불가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출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Q. 저출생의 문제도 이런 점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A: 저출생은 사실 결과지 원인이 아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무엇의 결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런데 그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의 핵심이 결혼을 안 해서라고 생각하는 전제가 잘못됐고 그래서 그 전제부터 다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답이 문제가 아니라 질문 자체를 잘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대책을 세우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그 목적과 방향점이 헷갈리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Q. 경제적 지원 혹은 복지 제도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점이 문제일까?
A: 뉴스를 보면 지금 거의 20년간 한국 정부가 각각의 행정기구에서 20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고 하더라. 심지어 요즘에 출산·육아가 너무 독박 육아가 되는 현실이라 애를 안 낳는 거라며, 한 가정 안에 100만 원 이상을 베이비시터 사용 명목으로 지원한다는 얘기도 정책적으로 나왔더라. 근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제 주변 여자 지인들도 말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더 기분이 나빠졌다. 마치 '내가 돈 좀 주세요. 그럼 애를 낳을게요' 이런 존재같이 느껴졌다고 할까. 과거에 정부에서 여성의 가임기 여성지도를 그렸던 그런 느낌이다. 지금의 여성들이 그 일이백 만원의 베이비시터 비용 때문에 애를 안 낳는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냐.

'비혼 1세대의 탄생 저자 홍재희 작가가 24일 서울 목동 CBS 본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세준 기자

아이를 키우는 100만원, 200만원 같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10년, 20년의 기간 동안 내가 희생하고 헌신하고도 갖지 못하고 포기해야 했던 무수히 많은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육아를 마치 돈의 투자로 보는 것으로 수익과 보상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시각이 어떻게 보면 여성의 존엄, 그리고 선택의 자유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개개인 차원에서 한국 사회에 대한 저항이 저는 출산 스트라이크(파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사회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 결혼 안 하겠다', '내가 원하는 사회부터 만들어 달라'…이러한 외침이라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이런 현실 속에 저출생 문제 해결은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A: 가장 구체적인 방식은 일단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신 분들부터 우선순위로 생각해보자면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본다.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는 사람들도 애 키우기 힘든 마당에 그 길을 안 간 사람이라고 그 길을 가고 싶을까 싶다. '저 선배 보니까 저러고 살아', '휴직하더니 저렇게 뒷방으로 밀려났어', '저 남자 선배 뭐 육아휴직 조금 썼더니 왕따 당하고 있어' 등 이런 얘기가 전설이 아니라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애를 낳고 싶겠나.

여성의 육아휴직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무엇보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박 육아가 문제라는데 실제로 주변 남성들을 보면 육아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아직 한국의 사회는 어떤 일터든 간에 남성을 일하는 기계, 잔업 처리와 야근을 하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기계로 취급한다. 그러니 (반대로) 여성은 모든 가정의 육아와 출산을 다 책임지게 된다. 여성도 일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남성도 행복하지 않고 여성도 행복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경제·사회적인 의무에서 그 표준이 남성이 되고 있는 남성 중심 사회라면 남성의 상황부터 바꿔주는 게 좋은 게 아니겠나.  

Q.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남성의 육아휴직을 촉진하는 방법 말이다.
A: 회사에 예를 들어서 페널티를 준다고 하자. 그러면 그거는 사실 어떻게 보면 폭력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인센티브를 더 주는 이런 방식으로 할 수 있겠다. 이미 유럽은 이런 방식을 통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프랑스 같은 경우가 출산율을 반등시켰고 북유럽 같은 경우는 육아휴직을 의무화해, 쓰지 않는 회사에 경고를 날리고 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넓혀가야 남성이, 내 남편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되면 그 회사 안에 그 일터 안에 있는 여직원도 편하게 쓸 수 있게 된다.

Q. 남녀 간 임금 차이도 문제로 지적되는데 이 또한, 시급한 것 아닌가.
A: 물론 임금 차이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육아휴직 의무화보다 더 어렵다. 하면 당연히 좋지만 좀 더 점진적으로 가야 되는 부분이다. 물론 문제다. 사실 한국이 가장 성별 임금 격차가 큰 사회인데 이것은 오히려 육아휴직 의무화보다 더 지난한 과정이다. 육아휴직은 실제로 시행이 되고 있는데 완벽하게 실천하는 회사나 기업이나 일터가 없는 게 문제다. 왜냐하면 권고 사항이지 의무 조항이 아니니까 그렇다. 제도적으로 법제화를 통해 의무적으로 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 것이 시급한 것이다. 이미 토양은 마련돼 있다.

Q.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어떤 정책들이 필요할까?
A: 결혼 외 다양한 형태의 가정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가령 2014년에 진선미 의원이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었다. 생활동반자법이 통과되는 게 결혼과 출생률과 무슨 상관이냐고 하는데 상관이 있다. 결혼 외에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존중한다면 이미 만들어진 아이를 버리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법적으로 내가 '가정'이라는 것을 존중받는다면 동거 커플 중에도 결혼을 하지 않고 애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러다 '우리는 더 결속력 있는 단계로 가고 싶어' 하는 커플은 결혼을 가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거를 하면서도 애를 낳고 키우는 데 사회적인 비난이나 낙인 경제적·제도적 불이익이 없다면 그 상태라도 애를 더 낳을 수도 있다.

'결혼을 통해서만 아이를 낳아야 한다'라고 하는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2022년에도 결혼 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냐는 질문조차 떠오르지 않는 사회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비혼 출산한 연예인 사유리씨 같은 경우는 사회적인 엄청난 이슈가 됐다. 저는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사실 말이 안 되는 사회임의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형태의 가정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이슈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저출생이 문제라는 한국 사회에는 실제로 아이를 낳고 싶은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또 남성들이 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결혼은 너무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그 결혼이라는 제도로 갈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결혼 말고는 '너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포기할까. 결혼도 아이도 포기하는 것이다.

Q. 우리 사회가 결혼 외 다른 형태의 가족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것인가.
A: 그렇다. 우연이든 사고든 실수든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얼마만큼 그들에게 결혼을 하는 사람만큼의 대우와 존중을 해줬는지 의문이다. 지금도 한국은 아이를 버린다. 미혼 혼자 힘으로도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싶다는 10대, 20대, 30대의 여성도 남성도 있다. 그들에게도 부모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사회적으로 지지와 지원을 해줘야 되는 게 합당하지 않겠나.

다른 선진국, 예로 OECD 국가의 선진국들처럼 결혼한 사람들에게만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에게도 줘야 하고, 한 부모 가정에도 줘야 하고, 동성 커플에게도 줘야 한다. 한국 사회의 표준에는 항상 남자와 여자가 사회적으로 공표되는 결혼식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여 그 안에서 출생한 아이만을 인정하는데 실제로 인구 통계에는 그런 제도권 밖 아이들도 태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보이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고 인정도 되지 않는다. 이런 인식도, 제도도 바꿀 필요가 있다.

홍재희 작가가 2020년에 펴낸 <비혼 1세대의="" 탄생="">(부제: 결혼에 편입되지 않은 여성들의 기쁨과 슬픔). 출판사 행성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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