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위해 통역까지 자청' 김연경 "(김)다은아, 너 이해 못 했지?"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나은(사진 왼쪽)과 김연경. 인천=김조휘 기자
​처음으로 개막전에 선발 출전한 데뷔 4년 차 김다은(21·흥국생명)은 경기 후에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흥국생명은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페퍼저축은행과 홈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16, 25-16, 25-16)으로 이겼다. 새 시즌 시작부터 셧아웃 승리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김다은은 이날 14득점, 공격 성공률 47%로 활약했다. V리그 복귀전을 치른 '배구 여제' 김연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터뜨렸다.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은 이날 김다은의 활약에 대해 "공격력은 상당히 좋아졌지만 아직 리시브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이겨 나가야 할 문제"라며 "(김)연경이보다 많은 공격 기회가 주어져서 부담을 느꼈겠지만 앞으로 소통하면서 잘 버틸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김다은을 꼽은 만큼 기대치가 높았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파트너로 나서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이날 양 팀 최다인 18득점, 공격 성공률 71.43%를 기록했다. 김다은은 "김연경 언니는 일단 옆에 있으면 듬직하다"면서 "워낙 잘하는 선수라서 오늘도 잘했던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김다은이 이날 기록한 14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개막전부터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해보는 것"이라고 당차게 밝혔다.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다은에겐 이날 경기가 데뷔 첫 선발 출전이었다. 그는 경기 후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막상 체육관에 오니까 떨렸다"면서 "긴장이 돼서 원래 하던 플레이가 잘 안 됐지만 언니들이 옆에서 도와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4년 차를 맞았지만 아직 기자회견이 익숙치 않은 듯 보였다. 김다은은 이날 김연경과 함께 수훈 선수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런데 긴장한 탓에 '공격을 하면서 수비에 가담하면 힘들지 않은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 옆에 있던 김연경이 "너 지금 질문을 이해 못했지?"라고 웃은 뒤 자세히 설명해줬다. 그제서야 김다은은 뒤늦게 "아무래도 리시브를 안 하면 공격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면서 "리시브를 하면 평소보다 스텝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답했다.
 
베테랑 김연경에게 김다은의 이런 모습은 귀엽게 보였다. 김연경은 "지금도 인터뷰를 하면서 긴장된다고 한다. 긴장의 연속인데 새로운 경험일 것"이라며 웃은 뒤 "개막전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는데 자기 역할을 잘했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다은(14점)은 김연경(18점)과 함께 32점을 합작해 개막전 승리를 일궈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의 쌍포로 활약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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