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은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2만3750석이 매진된 서울 잠실구장의 열기 속에서 키움 선수들이 긴장한 듯 실책과 실책성 수비를 쏟아내면서 경기가 다소 어수선했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PO 1차전에서 6 대 3으로 이겼다. 키움은 4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3개의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돼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2회말 LG는 키움 2루수 김혜성의 송구 실책으로 손쉽게 선취점을 냈다. 3회말에는 키움 좌익수 김준완이 파울 타구를 잡은 뒤 송구 과정에서 볼을 흘렸고, 유격수 김휘집의 포구 실책과 중견수 이정후의 송구 실책 등이 겹쳐 LG는 3점을 더 냈다. 6회말에는 키움 포수 이지영의 패스트볼, 1루수 김태진의 송구 미스 등으로 LG는 1점을 더 냈다.
하지만 LG가 이런 혼란으로만 이긴 것은 아니었다.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집중력 있게 적시타를 때려낸 LG 베테랑 좌타자 듀오가 승리를 뒷받침했다. 김현수(34)와 서건창(33)이다.
김현수는 3회말 김준완의 실책성 수비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2 대 0으로 달아나는 점수였고, 이후 문보경의 뜬공 때 상대 실책으로 2점을 얻게 되는 상황을 이은 징검다리였다.
서건창도 6회말 키움 수비진의 연속 실수로 5 대 2로 앞선 2사 2루에서 우중간 적시타를 날렸다. 5 대 2로 점수를 벌린 1타점 쐐기타였다.
두 베테랑의 적시타는 사실 이날 실책에 의한 점수가 아닌 LG의 제대로 된 타점이었다. 특히 키움이 6회 야시엘 푸이그의 2점 홈런과 8회 이정후의 2루타, 김혜성의 희생타 등으로 3점을 낸 점을 감안하면 소중한 타점이었다. 이들의 적시타가 없었다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터였다.
김현수와 서건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좌익수 김현수는 1회초 선두 타자 김준완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서건창은 3회 2사 1루에서 이정후의 우중간 2루타 때 중견수 박해민의 송구를 받아 매끄럽게 홈으로 뿌린 중계 플레이로 실점을 막았다. 경기 후 LG 류지현 감독이 "3루수 문보경의 수비도 좋았는데 그 부분보단 이정후의 우중간 빠지는 타구를 잘 잡아서 실점하지 않았던 부분이 더 좋았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28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LG. 물오른 기량과 풍부한 경험의 두 베테랑이 있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