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시위 속에서도 터진 고성…尹, 민주당 불참 속 시정연설[영상]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인해 본회의장 좌석 절반이 텅 비어 있다. 윤창원 기자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이 결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불참 속에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이 국무총리 대독 형식의 시정연설에 불참한 적은 있으나, 대통령이 직접 연설을 하는 자리를 아예 보이콧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내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보이콧을 선언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항의하는 시위로 맞섰다. 앞서 오전 의원총회에서는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 입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재확인됐다.

오전 9시30분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장 참석 대신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모였다. 손에는 '국회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이xx" 사과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재명 대표도 윤 대통령 도착에 앞서 '야당탄압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3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 시정연설에 나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들은 동시에 "민생탄압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이어 오전 9시38분쯤 윤 대통령이 국회 정문을 통과해 계단을 걸어 올라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애초 윤 대통령이 도착하면 침묵시위를 벌이기로 했지만, 곳곳에서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을 맞아 환담실로 이동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순간까지 밖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들려왔다.

결국 윤 대통령은 절반이 텅 빈 본회의장 좌석을 지나 연설단 위에 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윤 대통령을 맞았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20여 분의 시정연설 내내 집중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전원이 순서를 기다려 가며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김진표 의장과 악수를 하고 본회의장을 떠나기까지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소리가 계속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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