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 시즌 키움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6 대 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지영과 임지열을 삼진, 신준우를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해 팀의 PO 1차전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시리즈에서 기대를 모은 '처남' 이정후와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고우석은 내년 1월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경기 후 고우석은 이정후와 맞대결에 대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나와 정후의 싸움이 아니라 LG와 키움의 싸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겠지만 지금은 오로지 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정후와 맞대결에 대해 쑥스럽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긴장감이 풀려 있는 상황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오로지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둘은 청소년 대표 및 지난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등을 함께 지낸 절친이다.
LG는 지난 11일 정규 리그를 2위로 마친 뒤 12일간 PO를 준비했다. 고우석은 "준비하는 동안 설렘 반, 불안 반이었다"면서 "쉽지 않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공백이 길어 불안감이 있기도 했지만 준비를 잘 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2019년 키움과 준PO 1차전을 통해 가을 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0 대 0으로 팽팽하던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나서 박병호(kt)에 결승 1점 홈런을 내주고 패전 투수가 됐다.
데뷔 3년 차였던 당시에는 경험이 부족했다. 고우석은 "첫 가을야구 땐 뭘 던져서 감을 잡고 승부를 해나갈지 생각도 없이 포수 사인대로만 던졌다"면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기초적인 계획도 없이 승부를 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문제점을 확실히 파악했고, 올 시즌 세이브 1위(42개)에 오르는 등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고우석은 "타자의 장단점을 파악해도 기억하지 못했다. 경험 부족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의욕이 결과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승리를 지켜내며 당시 키움에 떠안은 패배를 말끔히 설욕했다. 고우석은 "당시 선수 구성과 많이 바뀌었다. 당시 실패가 내게는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내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준비를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 3750명의 관중이 찾아 매진을 이뤘다. LG팬들이 대부분 경기장을 채워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이에 고우석은 "팬들의 응원에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면 모든 화살이 향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