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마을버스 업체들이 승객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인한 경영난에 고질적인 인력난까지 더해져 극심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양시 마을버스는 2019년 17만 3천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을버스 요금은 같은 해 11월 23일 기존 105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됐다.
그런데 이듬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이용객이 12만 8천명으로 35.3%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2천명이 더 줄었다.
마을버스의 교통카드 수입금은 2019년 489억 9700만원, 2020년 423억 3100만원, 지난해 414억 3700만원으로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승객 감소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흑자 업체 단 1곳뿐…벽·오지 운영비 부담
고양시 마을버스 업체 20곳 중 흑자 업체는 단 1곳뿐이다.시는 올해 마을버스의 어려운 실정을 감안해 추경까지 확보하며 적자 노선에 총 85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8월 말 기준으로 18억 7600만원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마을버스 업체들은 남은 4개월 동안 23억 2400만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수익 노선인 '벽·오지 노선'은 운영비 중 85%를 고양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나머지 15%는 마을버스에 부담시키고 있다.
5대 미만으로 운행하는 벽·오지 노선은 전체 노선의 23%지만, 재정지원금은 8월 한 달 기준으로 전체 지원금 중 55%나 차지했다.
연료비와 버스 부품비 크게 올라 적자 가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연료비와 버스 부품비 등도 크게 올라 업체들의 적자를 가중시키고 있다.버스 연료로 사용하는 천연가스(CNG)는 지난해 8월 ㎥당 665원에서 1년 뒤 1330원으로 2배나 올랐다. 경유 가격도 리터당 지난해 6월 1360원에서 1년 뒤 2078원으로 53%나 증가했다.
원유를 기반으로 제조하는 자동차의 정비구성품도 따라서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윤활유는 5~25%, 타이어는 3~10%, 부품대는 10~20% 각각 상승했다.
요소수도 중국의 원료 수출 제한으로 지난해 리터당 500원에서 올해 1월부터 2천원으로 4배나 올랐지만, 떨어지지 않고 있다.
"기사들 대거 이직"…미 운행률 30% 달해
고양시 마을버스 기사들은 급여와 처우가 더 나은 광역버스 및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하는 파주지역 마을버스로 이탈하고 있다.지난 8월 재정지원 산출기준에 따르면 20개 업체에 필요한 운전기사는 총 967명이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총 646명으로 321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총 인가 대수 443대 중 311대만이 운행 중이다. 미 운행률이 30%에 달하는 것이다.
마을버스 운행률이 떨어지면 배차 간격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버스 기사 평균 월 급여액은 준공영제 광역버스 357만원, 비 공영제 시내버스 320만원, 준공영제 파주시 마을버스 290만원, 비 공영제 고양시 마을버스 252만원이다.
업체들, 준공영제 도입 요구…고양시, 검토 중
시내버스보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마을버스 업체들은 일정 수익을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마을버스 A업체는 "현재는 운행률이 70%지만, 다음 달부터는 60% 또는 50%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운행률이 저조하면 고정비 지출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토로했다.
B업체는 "경기도 시내버스가 내년부터 준공영제를 실시한다는 경기도 발표 후 고양시 마을버스 기사들이 대거 이직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기사들 월급도 몇 달째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시도 마을버스 업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준공영제를 검토하고 있다.
고양시는 관계자는 "만약에 앞으로 준공영제를 하게 될 때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력난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눈으로 보이니까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그렇지 않아도 재정지원금을 본예산에 60억원을 세웠는데 이것도 부족하다 싶어 추경에 25억원을 더 세웠다"며 "지금 앞으로 물가가 얼마만큼 오르느냐에 따라서 이것도 이제 부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