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L 사망사고 부른 '식품가공기계'…5년 새 180여명 다쳐

고용노동부,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 부른 식품가공용 기계 사용업계 살펴보니
5년 새 6명 숨지고 299명 다쳐…183명은 '식품가공용 기계'로 중상 입어
노동부, 식품제조업 및 안전검사 대상 위험 기계 사용 업체 집중단속 나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SPC 계열사 제빵공장의 20대 노동자 사망사고를 부른 '식품가공용 기계' 사용 업계에서 최근 5년 동안 노동자 6명이 숨지고 약 300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5년(2017년~2021년) 동안 '식품 혼합기' 등 '식품가공용 기계'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6명이고, 부상자가 299명이었다. 부상자 가운데 63.5%(190명)는 90일 이상 일을 하지 못하고 휴업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특히 6명의 사망자 가운데 5명이 제조업 노동자였는데, 이 가운데 4명은 5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장 소속 노동자로, 모두 끼임 사고로 숨졌다.

또 90일 이상 휴업한 190명 중 80.5%(153명)은 5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장 소속 노동자, 96.3%(183명)은 이번 사고처럼 '식품가공용 기계'에 끼여 다쳤다.

이를 계기로 노동부는 오는 24일부터 12월 2일까지 6주 동안 전국의 식품 혼합기 등 유사 위험 기계·장비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단속 한다.

아울러 단속 대상에 오를 식품제조업 3만 5천여 개소와 '안전검사' 대상인 기계 등을 사용하는 업체 10만여 개소 등 전국 13만 5천여 개 사업장도 특정했다.


SPL평택공장에서 한 직원이 사고기계 옆 같은 기종의 소스 교반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점검을 시작하는 24일에는 식품제조업 3만 5천여 개소에 '식품 혼합기' 등의 안전조치 점검을 당부하는 공문도 발송할 예정이다.

이번 단속에서는 지난 15일 SPL 제빵공장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일으켰던 '식품 혼합기'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위험 기계·장비로 제조업에서 사망사고가 가장 잦은 12대 기인물, 주기적으로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하는 프레스, 크레인 등을 점검한다.

다만 노동부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동안은 기업 스스로 자율점검·개선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기간에는 식품 제조업체 등 3만 5천여 개소에 자율 안전 점검·개선을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2천여 개소에서 계도에 집중한다.

이어 다음 달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3주 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2천여 개소에 불시 점검·감독에 나설 예정이다.

계도 기간을 제공했는데도 안전조치가 미흡한 경우 사용중지 명령,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조치는 물론, 대표자를 입건하는 사법조치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노동부는 이번 집중 단속기간에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면 대표자 등에게 고의성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직 안전관리 능력이 취약할 수 있는 50인 미만 중소 규모 사업장에는 기존의 '현장점검의 날' 및 '긴급 순회점검(패트롤)' 등을 통해 현장 점검·지도를 벌이면서 안전조치 비용 등을 지원하는 재정지원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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