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일 줄 몰랐는데"…'안성 공사장 추락사고' 응급실서 오열

"불쌍해서 어떡하니" 응급실서 아들 이름 부르며 눈물
사고 당시 근무자 "피흘리고 있어"…참혹한 현장
경찰·노동부, 현장 소장 입건 등 조사 개시

21일 경기 안성시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이송된 병원. 정성욱 기자

21일 경기 안성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A씨가 있는 평택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는 중년 여성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오열했다. 여성은 "착한 우리 아들, 어떻게 하니"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아들 A(중국·30대)씨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응급실로 뛰어 들어온 A씨의 아버지는 흐느끼고 있는 아내를 껴안고 함께 울었다. 그는 자신의 작업화에 쌓인 흙먼지를 털어낼 틈도 없이 아내와 함께 가슴을 쳤다. 이들은 "사고가 났다는 게 우리 아들일 줄은 몰랐다"며 "불쌍해서 어떡하니"라고 소리쳤다.

응급실에서 만난 A씨의 고향 친구들은 "종종 안부를 묻고 지냈는데,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보고 혹시나 해서 와봤다"며 "아직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21일 오후 추락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공사현장.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앞서 이날 오후 1시 5분쯤 경기 안성시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건물 바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5명이 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건물 4층에서 시멘트 타설 작업 중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작업에 투입된 인원은 모두 8명으로, 이들은 가로·세로 6m·넓이 9m에 타설을 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붓고 있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거푸집이 3층으로 내려앉았고 작업자 5명이 추락, A씨 등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나머지 3명은 인근에 있는 전선이나 철근에 매달린 덕분에 추락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건물 지하 1층에서 작업중이던 근무자 B씨는 "사고가 난 줄도 몰랐다"며 "현장이 어수선하기에 올라가 봤더니 누구는 시멘트 범벅이 돼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누구는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인근 공장 작업자도 "구급차 소리가 나 밖으로 나가보니 구급대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사고가 났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현장에는 평소 1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날도 평소와 같은 규모의 노동자들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붕괴가 일어나기 직전 이를 예견할 수 있는 떨림이나 굉음은이 없었다"면서 "투입 직전 안전 교육도 제대로 받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과실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 김대호 조직부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의 외관을 봤을 때 데크 플레이트 공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데크 플레이트 공법은 거푸집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으면 이처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안성경찰서는 현장 소장 등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산재수습본부를 구성해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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