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실책에도 쿨한 키움 애플러 "신준우가 안 풀리는 날이었을 뿐"

호투 이어가는 애플러. 연합뉴스
키움의 '3선발' 타일러 애플러(29)가 가을 무대에서 쾌투를 펼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애플러는 지난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 시즌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키움은 애플러의 활약에 힘입어 kt에 9 대 2로 승리, 5전 3선승제 준PO에서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20일 kt와 준PO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애플러는 "중요한 경기인 건 알았지만 오히려 재미있게 야구를 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를 했고, 흐름이 우리 쪽으로 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날 등판을 떠올렸다.

애플러는 승리 투수가 되면서 팀에 4년 만의 포스트 시즌 선발승을 안기기도 했다. 애플러는 "4년 만의 첫 선발승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경기 중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서 "내가 승리 투수가 되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중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유격수 신준우가 1회말 실책 1개, 3회말 실책 2개를 저지르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는 포스트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책 기록이다.

하지만 애플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야구가 원래 이런 것이다. 신준우가 좋은 수비로 팀을 구한 적도 있었다"면서 "어제는 신준우가 안 풀리는 날이었을 뿐이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준우도 나를 많이 도와줬다. 나도 신준우를 많이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신준우를 다독였다.

애플러는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의 새 외국인 투수로 합류했다. 정규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4.30의 성적을 거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혼란을 겪은 시기도 했다. 애플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때 힘들었지만, 어떤 역할이든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 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내 공을 믿고 자신감 있게 던지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호투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남은 가을 무대에서도 3선발 역할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러는 "3선발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조금 있지만 잘 준비해서 이겨내려고 노력하겠다"면서 "어제 좋았던 흐름을 계속 이어가서 다음 등판에서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