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국힘 '귀한 자원'인 이유…이준석 대체제로 총선 나올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세부 내용을 공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엘리트, 그리고 보수 진영 사람들에게 잘 없는 '톡톡' 튀는 스타일이 지지자들에게 굉장히 신선할 것(국민의힘 김재원 전 최고위원)"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여권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김 전 최고위원의 평가는 여권 내 한 장관의 희소성을 나타내는 데 가장 적당하다. 국민의힘이 최근 견제 세력 부재와 지지율 하락에 따른 집토끼 단속 등으로 과거회귀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한 장관의 가치는 특별히 더 눈에 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올드보이' 인사들 사이에서 더 그렇다.

24년 4월 치러질 총선에 한 장관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여권에서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당 주류와 분위기로는 수도권과 중도층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인식 위에서, 이들에게 확장력을 가진 인물로 한 장관이 호출되는 것이다. 조수진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젊고 유능하고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 공정 이런 가치를 담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보면 진두지휘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최형두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한판승부'에서 "선거는 치어리더 같은 분이 나와서 분위기를 확 이끌기도 한다. 한 장관이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총선에서 한 장관에게 거는 이런 기대들은 한때 이준석 전 대표의 역할이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을 변화시킬 '젊은 엘리트'로 부상해 당권을 쥐었고, 이후에도 보수정당의 고루한 이미지를 개선하며 대선과 지선 승리에 기여했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한 장관과 '체리따봉' 문자 파동 이후 쫓기듯 물러난 이 전 대표의 처지는 극과 극이지만, 여권 내 주목 포인트는 겹치는 부분이 많다.

한 장관은 심지어 "따박 따박 반론을 하는 꼿꼿한 태도"까지 이 전 대표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서 야당의 지적을 반박하는 한 장관의 태도는 색깔론이나 권위에 의지하지 않는 대신 합리적 논박을 즐기는 듯했던 이 전 대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한 장관은 이런 태도가 여론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의원들의 조언을 수용하는 편이다. 한 초선 의원은 "법사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을 대할 때 너무 지지 않으려는 식으로 보이는 게 좋지 않다는 얘기가 전해졌고, 한 장관도 받아들여서 초반과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때의 이 전 대표처럼 '보수정당의 신선함 바람'으로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 더 나아가 총선 지휘가 실현되려면,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중요하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장관이 '소통령'이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만큼 그의 정치 운명은 "윤 대통령과 한 세트(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의 안정적 지지세를 받고 국정운영에 있어서 대통령실과 각 행정부처 운영이 자리를 잡는다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한 장관의 정치적 미래에 상당 부분은 윤 대통령의 성공 여부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장관 본인은 일단 정치권 데뷔에 여지를 남기는 정도의 입장이다. 한 장관은 지난 6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총선 출마 계획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질의에 "여기서 왜 그런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그럴(출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이재오 상임고문은 "제가 볼 땐 무조건 (총선에) 나갈 것"이라며 "당에도 그런 자산을 놔둘 수 없고, 본인이 안 나간다고 하더라도 당에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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