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외부국정감사가 경기도에 이어 경기남·북부경찰청에서도 파행을 빚으며 반쪽짜리 국감으로 전락했다. 경기도 국감 말미에 이채익 행안위원장(울산남구갑·국민의힘)이 한 발언이 원인이었다.
이날 오후 경기남·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이 경기도 국감 말미에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국감장을 나갔다.
민주당 김교흥(인천서구갑) 국회의원은 국감 시작 직후 "이 위원장이 대선후보였고 한 정당의 대표에 대해 마치 부패하고 부정한 사람인 것처럼 말한 건 정당에 대한 모욕"이라며 "그것을 마치 온 시민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한쪽 정당에 대한 편파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위원장의 이런 표현에 비춰 앞으로 행안위를 어떻게 이끌어 가려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이런 행태에 대해 신중히 경고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한 뒤 퇴장했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모두 퇴장하자 국민의힘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국회의원은 "의미있는 국감이 되길 기대했는데 민주당 의원들 태도에 참으로 실망스럽고 무책임하며 분노까지 느껴진다"며 "이재명 당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질의가 (이번 국감의) 중심이 될 것이어서 그게 불편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의도적인 파행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퇴장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자 기본소득당 용혜인(비례) 국회의원은 "하루 종일 도대체 몇 번이나 똑같이 얘기하고 서로 품평하고 정회하기를 반복하느냐"며 "오늘 남·북부경찰청 국감에서는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디지털성범죄 등 중요한 내용도 있는데 이렇게 파행되는 것에 굉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 의원은 "앞서 이 위원장이 (경기도 국감에서) 그 발언을 하는 순간 모든 구성원들이 이렇게 될 걸 예상했고, 이 위원장도 민주당 의원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알았을 것"이라며 "한 점 부끄럼없는 위원회가 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감 갖고 끝까지 국감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감을 이어갔다. 현재 경기남·북부경찰청 국감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퇴장한 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경기도 국감 말미에 "사실상 이번 국감은 취임 100일 밖에 안된 김동연 국감보다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4년 도정을 점검하는 시간이 됐어야 했는데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지사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온 시민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김 지사는 이 지사와 완전히 차별된 새로운 경기지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고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질의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비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