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인 '올빼미'(감독 안태진)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로, 조선 왕가의 의문사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새로운 캐릭터를 가미하여 완성한 영화다.
낮에는 볼 수 없고, 밤에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주맹증'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차별화를 꾀한 '올빼미'는 '왕의 남자' 조감독 출신 안태진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자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앙상블을 예고하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새로운 스타일의 사극을 선보일'올빼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빼미'에서 유해진은 세자의 죽음 후 광기에 휩싸인 왕 인조 역을 맡아 1997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한다. 유해진과 이번 작품으로 3번째 호흡을 맞추는 류준열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맹인 침술사 경수 역을 맡았다.
여기에 어의 이형익 역 최무성, 영의정 최 대감 역 조성하, 경수를 돕는 내의원 의관 만식 역 박명훈, 소현세자 역 김성철, 후궁 소용 조씨 역 안은진, 소현세자의 부인 강빈 역 조윤서 등 충무로 베테랑과 블루칩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조 역 유해진은 "시나리오가 쫄깃쫄깃하다고 할까. 한 번에 읽히고,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게 있었다"며 "또 왕이 처음이기도 하고, 안 해본 캐릭터라 욕심도 있었다"고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계속 도망 다니고 구르고 했는데, 곤룡포를 입으니 마음가짐도 달라지더라.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재현된 적이 많은 인조인 만큼 유해진은 자신만의 인조를 완성하려 노력했다. 그는 "조금 더 특색이 있으면 좋겠다, 내 색깔 입혀졌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기존 왕의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해서 심리적인 걸 많이 쫓아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재밌는 인연도 있다. 유해진과 안 감독은 '왕의 남자' 이후 왕과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유해진은 "오랜만에 현장에서 봤는데 낯설지가 않더라. 감독님이 예전과 거의 바뀐 게 없다"며 "예전 현장에서 있었기에 편안함이 있는 거 같다. 허물없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관객들이 경수를 납득하고,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어떤 부분은 허용하고 어떤 부분은 숨기며 영화적으로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맹인 학교에 가보니 익숙한 공간에서는 뛰어다니는 등 내가 생각한 부분과 다른 게 있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어?'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하지 말고, 실제 맹인분들의 생활을 감안하고 보시면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안태진 감독도 "주맹증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찾을 수 없었다"며 "처음 시도하는 거라 주맹증을 앓는 분들이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 알아야 했기에 그분들을 찾아서 인터뷰하고 어떻게 보는지 참고해서 최대한 가깝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주맹증을 앓는 경수의 시야를 표현하기 위해 김태경 촬영감독과 홍승철 조명감독은 다양한 시도를 도전했다.
경수의 시야를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많은 것을 대보는 등 실험을 진행했고 살구색 스타킹과 물주머니를 사용하여 뭔가가 보이면서도 답답하고 흐릿한 시야를 표현했다. 또한 주맹증은 빛이 없는 곳에선 보이고, 빛이 있으면 안 보이기 때문에 제작진과 수많은 논의를 통해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맹인의 시점인 '블랙아웃'이 아닌 '화이트아웃'으로 스크린에 표현했다.
이처럼 충무로 베테랑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인 사극 스릴러 '올빼미'에 배우들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무성은 "'올빼미'는 어둠의 미학이 뛰어난 영화"라며 "굉장히 아름답고 독특한 사극이 나왔다고 자부한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명훈 또한 "극장에서 이렇게 빨리 보고 싶은 영화는 처음인 거 같다. 어서 영화를 보고 싶다. 우리들이 열심히 만들었다고 자부하니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