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집권 3기에 중국이 국영기업을 앞세운 폐쇄적인 자급자족 경제를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오해라며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중국이 앞으로 민간기업 대신 국유기업 역할을 강조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경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 주석이 16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 20차 전국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개혁·개방 보다는 안보·안전에 방점을 찍은 때문이다.
NYT는 시 주석이 업무보고 연설에서 경제개방의 중요성에 대한 립 서비스도 거의 하지 않았다면서 1시간 45분에 걸친 연설에서 시장 관련 언급은 3차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반면 안전 혹은 안보를 73회 언급하고 중국특색사회주의와 마르크스주의도 각각 28회, 14회 거론하는 등 국가안보와 반부패를 강조하고 우주비행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의 성과를 부각하는 한편 사회주의와 공공분야의 역할 확대를 내세웠다.
신문은 그러면서 최근 수년 간 중국에서 국영기업이 자금난·경영난에 처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렇게 인수된 기업에서는 공산당 조직의 역할이 강화되고 공산당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투자·경영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WSJ은 경제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공산당 통제를 강조하는 시 주석의 정책 방향으로 중국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진다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중국의 경제 규모를 2배로 만들겠다고 천명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매년 5% 가까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의심하는 시선이 늘어나자 중국 당국은 자급자족을 추진한다는 것은 오해며 개방을 더욱 확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자오천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은 전날 20차 당 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추구한다는 것은 오해"라며 "어떠한 나라도 문을 걸어 잠그고 발전할 수 없다. 중국은 이미 많은 다른 나라들과 깊이 상호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수를 확대하는 쌍순환 경제 계획은 중국이 세계화에서 후퇴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며 "중국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개방은 계속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에서 "중국경제 자급자족론은 중국을 세계 다른 부분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려고 하는 폐쇄적이고 위험한 국가로 묘사하려는 미국과 서방의 시도에서 기원한다"고 화살을 서방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는 언제나 자립을 강조했지만, 이는 폐쇄적인 자급자족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외부 세계로의 개방은 중국의 기본 국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