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 드론'으로 러시아·이란 더 끈끈해졌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사용한 '자폭 드론'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아침 출근 시간대에 벌어져 임산부 등 민간인들이 사망하면서 비윤리적·비인도주의적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고, 자폭 드론의 출처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격추한 드론을 분석해 명백한 '이란산'이라고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비롯한 무기를 판매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가 공격에 사용한 드론은 이란산 '샤헤드 136'으로 일명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린다. 드론은 미사일에 비해 싸고 사용이 쉽지만 속도가 느려 격추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다만 공격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날아오는 드론이 육안으로 확인되기 때문에 공포감이 미사일보다 더 크다는 주장도 있다. 
 
드론 공격으로 인해 키이우 도시 내 주거용 건물이 파괴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자폭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정밀 유도 무기의 고갈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예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드론은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바탕으로 한 러시아·이란 동맹을 상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와 이란은 미국과는 관계가 껄끄러운 전형적인 권위주의 정권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 7월 이란을 직접 방문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등을 만나 '반미 연대'를 공고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모스크바와 테헤란의 권위주의 정권은 국제적 고립, 국내 위기, 서방과의 갈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

구체적으로 러시와와 이란은 과거 적대적 관계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핵무기 협약 등으로 서방의 제재에 시달리면서 미국을 그들의 큰 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분기점이었다. 사실상 반군 편에 선 서방에 맞서 러시아와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 지원에 나선 것이다. 또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싸고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하자,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기대한 러시아가 이란 편에 서면서 둘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시리아 내전에서 두 나라는 미국의 영향력을 깎아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했고,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두 나라에게 훨씬 더 크고 가시적인 규모의 결속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재 두 나라 모두 심각한 국내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이란은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근래 들어 가장 심각한 반정부 시위가 한달째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내부에서 전쟁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으며, 젊은이들 사이의 징집 회피 분위기 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와와 이란의 결속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협정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할 뿐만 아니라 이란의 맹적인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이는 등 여러 가지 국제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침 키이우의 상황'이라며 공유되는 영상. 드론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이 빠르게 흩어지고 있다. 트위터 캡처

드론은 러시아·이란 국내에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까지 감행하면서 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장기전에다 에너지 수급까지 불안정해지면 다가오는 겨울이 더욱 더 혹독할 것이라는 공포감을 갖게 된다.
 
이란 역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란산 드론'으로 인해 자신들은 결고 약한 존재가 아니며 서방의 압력과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이란이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드론에 이어 지대지 미사일을 선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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