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중신학자이자 인권운동가였던 심원 안병무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신앙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의 삶을 주목했던 안병무 선생의 삶과 신앙에 빗대어 오늘날 직면한 사회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한혜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폭염과 한파, 홍수, 가뭄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안병무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학술대회에서 발제자들은 기후 위기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과도한 소비의 산물인 기후위기가 전 세계 가난한 이웃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녹취] 송진순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우리가 2년 이상의 팬데믹을 경험했고, 그리고 이것과 함께 기후 위기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면서 기후위기는 절대 환경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의 문제이고, 정치의 문제이고 경제의 문제입니다."
송진순 교수는 목회 현장에서 기후 위기 문제를 공론화하기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교회도 시대의 요청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향린교회 김희헌 목사는 생태와 환경을 둘러싼 문제 해결은 안병무 선생이 오늘날 기독교인에게 남긴 과제라며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헌 목사 / 한국민중신학회 회장, 향린교회
"오늘 우리가 맞고 있는 생명 살림의 과제에 관한 직접적인 해답을 안병무에게서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닫힌 대답'을 쥐여 준 것이 아니라 '열린 질문'을 남겼을 뿐이다."
남북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된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앞장서 한반도 평화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김희헌 목사는 안병무 선생은 기장 통일연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향린교회를 통해 통일공화국 헌법 초안을 만들었다며 통일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민중신학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색했습니다.
특히 과거 진보와 보수 이념 대립 속에서 민중신학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있었지만,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민중신학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자리였습니다.
이 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민중신학의 필요성이 확대될 것이란 의견도 나왔습니다.
[녹취] 최형묵 목사 / 천안살림교회
"인간 자체가 소모품으로 전락해가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여전히 민중신학의 인식은 중요하다."
코로나19와 전쟁, 비정규직이 확산 등 사회 불안 요인이 많아지고 빈부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70-80년대 민중의 삶을 주목했던 민중신학이 오늘날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CBS뉴스 한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