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인해 대규모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카카오를 상대로 이용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손해 배상 가능성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카카오의 서버 부실 관리를 중과실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소송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와 달리 한 곳 불 나자 '올 스톱'…"카카오 부실관리는 중과실"
법조계에선 우선 카카오의 부실 관리를 '중과실'로 볼 수 있어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앞서 카카오는 15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 센터에서 불이 나자 카카오톡을 포함해 카카오택시, 카카오맵 등의 대부분 서비스가 중단됐다. 화재가 일어난 15일 당일은 물론 이틀이 지난 17일까지도 완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화재가 일어난 SK C&C 건물엔 네이버도 서버를 두고 있는데, 네이버는 카카오와 달리 15일 밤 대부분의 복구를 마쳤다. 네이버가 주요 서비스에 대해 이중화 작업을 해 놓았고, 컴포넌트 분산 배치, 백업 조치를 한 영향이 컸다. 또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춘 점도 피해 최소화로 이어졌다.
결국 법조계에선 네이버와 현저히 달랐던 카카오의 대응을 부실 관리로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집단 소송 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나루의 하종선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카카오는 화재에 대비해 '리스크 매니지먼트(위기 관리)'가 전혀 안 돼있었는데 중과실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의무 위반이어서 소송도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중과실은 법원이 손해배상의 요건으로 보는 대표적 사유 중 하나다.
이어 하 변호사는 "ESG 경영(사회 책임 투자)의 큰 축이 리스크 매니지먼트인데 이를 하지 않아 사회에 피해를 준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비록 불이 SK C&C 건물에서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카카오가 화재 발생 시 자신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일부 피해자를 중심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위한 인터넷 카페까지 개설된 상황이다. 해당 카페 외에도 추가적인 집단 소송 참여자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
"손해, 인과관계 입증 쉽지 않을 듯"… 비관적 목소리도
법조계에선 카카오 내 유료 서비스 이용자 중심으로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강하다. 다만 이와 별개로 손해액을 계산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대형 로펌 소속의 A변호사는 통화에서 "카카오의 고의 과실이 있었다는 것이 나오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견 가능성이 있으면 손해 배상 책임이 생긴다"라면서도 "피해자 입장에선 '손해를 어떻게 증명하는가'에 어려움이 있는 문제다. 우리나라 법은 손해를 정확하게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선 원고에게 손해를 입증할 책임이 있다"며 "자신의 손해를 입증하고, 상대방의 과실과 사고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손해와의 인과관계 입증을 다 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과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택시기사의 경우 하루 매출액 중 카카오 서비스를 통해 나온 평균적 금액을 기준으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 손해를 곧장 카카오의 책임으로 구상할 수 있겠냐는 반론도 있다.
다수의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서비스 외에도 다른 플랫폼을 활용하며 영업 중인 상황에서 서비스 중단 시간대 발생한 손해를 모두 카카오에 물을 수 있냐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 충분히 영업할 수 있었다는 반대 논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카카오의 고의 과실 또는 중과실을 먼저 입증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첫 단추'라는 말이 나온다. 한 현직 법조인은 통화에서 "아직 화재 책임 소재 등이 규명되지 않았고, 회복하는데 급급한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카카오가 무엇을 설치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내부 규정이나 이런 자료 등이 먼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