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로 근무(2017년~2018년)하던 당시 사용하던 법인카드를 경기도 평화부지사, 킨텍스 대표이사를 차례로 역임한 2018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계속 사용하고, 허위급여와 법인차량(3대)을 제공받는 등 3억 2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중 2억 6천만원이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뇌물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법인카드로 전자제품을 구매하거나 차량 수리비를 결제하고, 병원 진료비나 호텔 숙박비 등에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쌍방울은 이러한 사용 내역을 그의 영문 이름 첫글자인 'LHY'로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쌍방울그룹 부회장 A씨도 뇌물공여·범인도피·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이날 함께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와 차량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0월쯤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에게 법인카드 등을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용내역이 담긴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공직자 신분으로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관여하고, 그 대가로 법인카드 등 뇌물을 제공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가 맡았던 평화부지사는 대북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2019년 1월 쌍방울은 주요 계열사인 나노스(現 SBW생명과학)를 앞세워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나섰다. 나노스는 '광산 개발업'과 '해외자원 개발업' 등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같은해 5월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함께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경련은 북한의 대남 민간부문 경제협력을 전담하고 있는 단체로,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동석한 자리에서 쌍방울이 민경련 측과 북한 희토류 등 광물자원 개발을 공동 추진하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쌍방울이 민경련과 합의한 열흘 뒤, 쌍방울의 주가는 희토류 개발 테마의 영향으로 29.77% 폭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2개월 뒤인 2019년 7월에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민간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이 경기도와 필리핀에서 공동 주최한 대북교류행사에 참여해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 직접 접촉했다. 이 전 부지사는 앞장서 이 행사를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