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7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영국의 한 간호사가 범행을 시인하는 듯한 내용의 메모를 남긴 사실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AFP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시 렛비는 2015년 6월~2016년 6월 사이 체스터 백작부인 병원에서 일하면서 아기 7명을 살해하고, 다른 아기 10명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2018년 체포됐다.
당시 그는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면서 아기에게 인슐린이나 공기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아기 대부분은 미숙아였으며 쌍둥이도 있었다. 어떤 아기는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숨졌다.
경찰은 신생아실에서 비정상적으로 잦은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2017년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12일 맨체스터 크라운 법정에서 2018년 당시 경찰이 체스터 지역에 있던 렛비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메모들을 유죄의 증거로 공개했다.
이들 메모에는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나는 악마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나는 살 자격이 없다. 나는 아기를 돌볼 자격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그들을 죽였다', '그들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 자료를 갖고 있을까?'와 같은 내용도 있었다.
검사는 이런 메모가 렛비의 무죄를 뒷받침하지 않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렛비의 변호인은 메모만으로 렛비가 아기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기소가 누군가 아기에게 고의로 해를 끼쳤을 거라는 추측에 기반해 이뤄졌다고 지적하고 "렛비는 헌신적 간호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아기의 경우 사인이나 몸 상태가 나빠진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유죄라고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