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광진구 한 아파트 게시판에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서 오 시장은 "저와 같은 곳에 거주하신다는 이유로 평온하게 하루를 준비해야 할 새벽을 소란스럽게 맞게 해드려서 여러분의 이웃으로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최근 마포구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신설에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들이 오 시장 집 앞에서 연일 항의시위 중이다. 이로 인한 이웃 주민들의 불편에 대해 오 시장이 사과한 것이다.
오 시장은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신속하고 지혜롭게 타협점을 찾겠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주민 여러분께서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며 "시위로 인한 소음으로 주민 여러분께 불편과 피해를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월 마포구 상암동에 운영 중인 자원회수시설 옆 부지에 일일 처리량 1천톤 규모의 자원회수시설을 짓고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마포구 주민들은 오 시장 자택이 있는 광진구에 찾아가 시위를 벌이는 것.
마포구민들로 구성된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본부'는 매일 아침 6시~7시 오 시장 자택 앞에서 소각장 건립계획 철회 촉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오 시장은 마포구 소각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상암동에서 직접 만나 2시간 가량 면담한 바 있다. 면담에서 오 시장은 주민들이 요구를 받아들여 10월 5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합의도 했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오는 18일 오후 3시 상암동에 위치한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 3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본부는 서울시가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을 전면공개하지 않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며 직접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
다만 주민들이 제기한 '입지선정위원회' 위원 구성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선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 제7조에 따라 지난 2020년 12월 4일 입지선정위원회를 10명으로 구성했고, 이중 7명이 지난 10대 시의회에서 추전한 위원이기에 공정성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규 소각장 입지선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서 "주민들은 한달가까운 시간동안 불안해 하고있다", "주민 의견을 언제 들었다고 결정인지 모르겠다"며 "마포구청장은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마포구는 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 선정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지난 11일 '소각폐기물 감량을 위한 생활쓰레기 성상조사 및 분석' 현장에서 "생활쓰레기 소각만이 답이 아니다"라며 쓰레기 감량으로 소각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