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극우 성향의 온라인 매체 '인포워즈'를 운영하며, 유튜브·방송 등에 출연해 거짓 주장으로 대중을 선동해 온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원은 존스를 상대로 제기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우리 돈으로 1조38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존스는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미국에서 총기난사도, 어린이 희생도 없었다"며 "이는 총기규제 옹호론자들이 만든 사기극"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희생자 유족과 당시 범행에 대응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존스의 가짜뉴스 전파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5억5천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들의 청구액보다 훨씬 많은 9억6500만달러(약 1조3800억원)를 배상해라고 판시했다.
이날 법원에 나오지 않은 인포워즈 생방송을 통해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전부 조작됐다. 여론조작용 재판이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은?
2012년 12월 14일 오전 코네티컷주 샌디훅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총 28명이 사망했다.
희생자의 대부분이 방어 능력이 없는 6~7세의 1학년 어린이들이어서 이전 총기 난사 사건들보다 더 큰 사회적 파장을 낳았고, 이로 인해 미국내에서 총기 규제에 대한 논쟁이 들끓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애도의 뜻을 표했고 모든 공관에 닷새간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조의 성명을 발표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조전(弔電)을 보냈다.
이 사건에 대해 알렉스 존스는 "피해자들은 실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연기자일 뿐"이라며 "선량한 미국인의 손에서 총기를 빼앗으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다"고 대중을 부추겼다.
알렉스 존스는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알렉스 존스는 1999년 '인포워즈'라는 온라인 매체를 설립한 뒤 인포워즈와 라디오, 유튜브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극우 음모론을 펼쳐왔다.
존스는 9·11 테러가 정부가 배우를 고용해 만든 가짜라는 음모론을 퍼뜨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이 총기규제 옹호론자들의 조작극이라는 황당한 얘기를 퍼뜨렸다.
소송에 걸리면 존스는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존스 측 변호인도 "누가 봐도 알렉스 존스의 이야기는 가짜며, 풍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법망을 피해가고자 했다.
자신이 펼친 음모론이 대중의 관심을 끌자 존스는 미국 극우파 사이에 '투사'로 떠올랐고 이는 막대한 수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존스는 지지자들을 상대로 서바이벌 게임용 장비, 영양제 등을 팔아 2015년부터 4년간 1억65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의 철퇴에 앞서 인터넷 기반 플랫폼들도 '인종차별, 음로론, 증오 발언'등의 이유로 존스와 결별하고 있다.
애플이 팟캐스트에서 알렉스 존스를 삭제한 걸 시작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지 등이 차례로 알렉스 존스를 차단했다.
다만 플랫폼들이 존스를 차단해도 이미 팬덤이 형성된 존스의 영향력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구글 등이 알렉스 존스의 계정을 삭제하자 존스가 만든 인포워즈 앱 순위는 이전보다 더 위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