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이었던 정현(26)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형이 메웠다. 정홍(29·김포시청)이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국제 대회에서 살아 남았다.
정홍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테니스장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2 휠라 서울 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좀보르 피로스(헝가리)를 눌렀다. 지난주 광주 챌린저 우승자이자 세계 랭킹 160위의 강자를 넘었다.
당초 정홍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와일드 카드를 받은 정현이 허리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기회가 생겼다. 더욱이 정홍은 전국체전에 나섰던 터였지만 소속팀이 1회전에서 지면서 아귀가 맞았다.
행운도 따랐다. 정홍은 1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서비스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당하며 4 대 6으로 기선 제압을 당했다.
하지만 정홍은 2세트 반격에 나섰다. 피로스의 서비스 게임을 세 차례나 브레이크하며 2세트를 따냈다.
여기에 피로스는 광주 챌린저 우승의 피로가 쌓인 듯 2세트 메디컬 타임을 불러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결국 정홍이 3세트 게임 스코어 3 대 0으로 앞선 가운데 피로스는 경기를 포기했다.
정홍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2회전에 진출했다. 김장준(씽크론AC·1802위), 김청의(안성시청·620위)도 와일드 카드를 받고 나섰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윔블던 14세부 단식 우승자인 조세혁(14·남원거점스포츠클럽)은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동생 대신 출전해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을 지킨 정홍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회전에 나선다. 제임스 덕워스(호주·114위)와 알렉산더 코바세비치(미국·172위) 중 승자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