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3할4푼9리), 최다 안타(193개), 타점(113개), 장타율(5할7푼5리), 출루율(4할2푼1리) 총 5개 부문을 석권했다. KBO 리그에서 타격 5관왕이 나온 것은 2010년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을 석권하며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롯데) 이후 처음이다.
타격 5관왕을 차지한 이정후는 12일 구단을 통해 "한 시즌을 잘 마친 거 같다. 이번 시즌 정말 열심히 했는데 좋은 상까지 받으면서 마무리하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하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아버지인 이종범 LG 2군 감독과 KBO 리그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 5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정후는 공교롭게 이종범과 같은 만 24세의 나이로 5관왕을 차지했다.
비로소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야구선수 이정후'로 당당히 설 수 있게 됐다는 이정후는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했고,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셨다"면서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한 시즌 동안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년 연속 타격왕을 수상한 것은 장효조(1985~1987년), 이정훈(1991~1992년), 이대호(2010~2011년)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이정후는 "2년 연속 타격왕을 하게 된 것이 가장 의미 있다.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하고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2년 연속 타격왕은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는데 올해도 타격왕을 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생애 첫 타점왕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정후는 "최다 타점상도 개인적으로 값지다. 2020시즌에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면서 "이번 시즌 100타점을 넘어 개인 최다 타점까지 기록하게 됐다. 그만큼 팀 승리에 도움을 주고, 팀에 좋은 영향을 준 거 같다"고 기뻐했다.
시즌 막바지까지 호세 피렐라(삼성)와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벌였다. 이정후는 "두산과 시즌 마지막 경기가 무안타에 그쳤다. 피렐라가 2안타를 치면서 자칫 최다 안타 부문 수상을 놓칠 수도 있었다"면서 "후반기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최종전 이전)앞선 경기들에 너무 많은 집중력을 쏟았던 거 같다. 역시 매 순간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타율 2위(3할4푼2리)로 시즌을 마무리한 피렐라에 대해서는 "올 시즌 피렐라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었던 덕분에 5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피렐라에게 한 시즌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우리 팀 투수들이 피렐라를 상대로 강했다. 투수 형들도 내가 5관왕을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