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12일 만해 한용운 선생의 글을 인용해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본인의 '식민사관' 발언 논란을 반박했다. 이어 핵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에 대해 '비핵화 선언 파기'를 꺼내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 비대위원장은 12일 오전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논란이 됐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진의를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며 "그건 식민사관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다. 제발 공부 좀 하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수필 '반성'의 글귀도 올렸다. 글에는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2, 제3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이자, 독립운동가 한용운 선생의 수필을 인용해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의 전날 발언이 한용운 선생의 글과 같이 '자강'을 강조한 것이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비대위원장은 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파기해야 한다"며 전술핵 재배치와 이어질 수 있는 강경한 주장도 꺼내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김정은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전술핵 운용부대'를 공개했다. 대한민국의 항구와 공항이 타격목표라고 밝혔다"며 "우리만 30여 년 전의 남북간 비핵화 공동선언에 스스로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결단의 순간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비핵화를 굳게 약속하고도 수백만 북한 주민을 굶겨 죽이면서까지 핵무장을 완성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폭정을 잊어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더 이상 그 선언(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이미 휴지조각이 됐다"며 "당연히 폐기돼야 마땅하고 이미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전술핵 재배치 논의와 관련이 있냐는 물음에는 "바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면서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를 우리가 쉽게 넘길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