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우승 미룬 포항 김기동 "울산 우승? 거의 100%죠"

포항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가 이기면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은 11일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고춧가루라고 하는데 99.9% 결정된 것 아닌가"라고 웃었다. 36라운드 동해안 더비 전까지 울산은 승점 72점, 2위 전북 현대는 승점 64점이었다.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승점 차는 8점. 울산이 1승만 거둬도, 혹은 전북이 3경기를 모두 이기지 못하면 울산의 우승이었다.

최근 3년 동안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울산이었기에 마음이 급했다. 게다가 상대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울산을 막아섰던 포항.

하지만 포항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포항은 3위를 지켜야 했다. 동해안 더비 전까지 승점은 55점. 4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50점)와 승점 5점 차에 불과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3위)를 위해서도 승점이 필요했다.

결국 포항은 울산과 1대1로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겼다. 울산은 승점 73점을 기록하면서 전북과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렸지만, 우승 확정은 미뤄야 했다. 전북이 11일 오후 7시30분 열리는 강원FC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우승 확정. 전북이 이기더라도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얻으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김기동 감독도 경기 후 "소감을 말하기 전에 홍명보 감독님이자 존경하는 선배님의 우승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바란다. 우승을 바라는 동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홈에서는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대1 무승부. 하지만 볼 점유율은 63%로 포항이 앞섰다. 슈팅도 9개(유효 5개)로, 울산의 4개(유효 2개)보다 많았다.

김기동 감독은 "다른 경기보다 선수들이 더 집중할 거라 믿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거의 우승팀을 상대로 경기력에서 지지 않았다. 스코어는 비겼지만, 내용은 더 좋았다. 경기를 지배했다"면서 "보는 사람들도 오늘 축구가 재미있었을 것이다. 항상 말했는데 수비적인 부분보다는 수비도 공격적으로 하고, 공격도 더 빠르게 하려고 한다. 다만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 계속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경기가 남았는데 잘해야 순위를 지키면서 챔피언스리그로 갈 수 있다. 우리가 또 힘을 낼 수 있는 경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선배 홍명보 감독을 응원하면서도 홈에서 우승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울산이 우승을 확정하면 그 상대로 영원히 기록에 남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도 강조한 부분이다.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이 자리가 역사적으로 남는 자리다. 홈에서 상대가 우승 축제를 여는 자체가 감독으로서는 너무 싫다고 했다. 선수들에게도 기록적으로 그 경기를 뛴 선수로 기억되는데 그러고 싶냐고 말했다"면서 "어쨌든 홈에서 우승을 못하게 해서 좋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쨌든 울산 우승은 99.999999%, 거의 100%라고 생각한다. 우승 아닙니까"라고 선배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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