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골집에 모였던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연통 끝이 막혀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들어와 발생한 사고로 파악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사망자 혈액에서 모두 일산화탄소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보일러는 정상적으로 작동됐으나,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혀 있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A씨 집 보일러실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설치돼 있는 점을 토대로 사고 당시 일산화탄소가 집 안으로 유입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2시간 동안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앞서 전북소방본부와 무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55분쯤 전북 무주군 무풍면 주택에서 집주인 A(84)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손주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거실에 3명, 방에 2명이 쓰러져 있었고 집안엔 가스냄새가 가득했다. 주택의 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고 전날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A씨를 비롯해 60대 사위와 30대 큰손녀 등 5명이다. 큰딸 B(57)씨는 의식을 잃은 채 구조돼 현재 전북 익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전후로 날이 갑자기 추워져 A씨 가족이 보일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8일 무주 최저 기온은 7.8도, 9일은 10.5도였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8일 밤에서 9일 아침 사이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