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옵션 맞아?"
프로농구 수원 KT의 '2옵션' 외국인선수 이제이 아노시케가 KBL 컵 대회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제이 아노시케는 8일 오후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2 MG새마을금고 KBL 컵 대회 울산 현대모비스와 결승에서 종료 12.8초 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자유투 2개를 포함, 32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해 KT의 74-72 승리를 이끌었다.
아노시케는 다음주 15일 개막하는 2022-2023시즌 프로농구의 프리시즌 성적으로 열린 이번 컵 대회 4경기에서 평균 27.0득점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했다.
'1옵션'인 수비형 빅맨 랜드리 은노코의 부상으로 4경기에서 평균 37분50초 동안 출전했음에도 야투 성공률 47.6%, 3점슛 성공률 47.4%라는 높은 효율을 보였고 리바운드도 경기당 12개를 잡아내며 팀에 기여했다.
KT를 컵 대회 우승으로 이끈 서동철 감독은 "1옵션으로 수비와 리바운드, 뛰는 농구에 특화된 은노코를 뽑고 나서 그래도 스코어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선수를 지켜보다가 아노시케를 뽑았다"고 선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아주 만족스럽다. 아직 우리 선수들과 맞춰야 할 부분이 있지만 기대보다 훨씬 좋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은노코와 아노시케가 상황에 맞게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신장 198cm의 포워드 아노시케는 정통 포스트 빅맨이 아니다. 외곽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유형의 스코어러다. 슛이 정확하고 탄탄한 신체를 활용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췄다.
아노시케는 마인드도 '프로 그 자체'였다. 그는 경기 후 "시즌 시작에 앞서 중요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KBL은 매우 경쟁적이고 피지컬하다. 나의 프로 첫 시즌을 KT에서 좋은 감독, 코치들과 할 수 있어 영광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노시케는 득점력에 대한 호평에 대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성우가 어제 4강에서 28점을 넣었고 양홍석도 잘했다. 내가 득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팀에서 추구하는 스타일을 최대한 맞춰가려고 한다. 내가 늘 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동료들과 함께 팀을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노시케는 소속팀에서 시키는 것만 하는 선수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표출한다. 때로는 팀에 맞는 전술을 추천할 때도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작전타임 때 직접 작전판을 가리키며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아노시케는 "난 쉴 때도 농구 영상을 보면서 쉰다. 농구에 대한 열정은 끊임없다. 전술이 잘 안될 때 그 다음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늘 생각하고 의견을 나눈다. 그걸 생각하다 보니까 계속 농구를 공부하고 영상을 찾아보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