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주시한다는 北…추가로 ICBM·SLBM 도발?


[앵커]
북한이 최근 이틀에 한 번 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다 강도 높은 도발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왜 이러는지, 앞으로는 어떨지 통일부를 출입하는 김학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이 오늘 탄도미사일을 평양 삼석 일대에서 발사했다고 하는데, 여기가 평양 어디 쯤 이죠?
 
[기자]
저도 생소한 지명여서 검색을 해봤는데 평양 중심지의 인구 밀접지역에서 북동쪽으로 떨어진 곳입니다. '삼석구역'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삼석 구역에는 평양방어사령부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평양에서 탄도미사일을 쏜다면 여기가 아니라 주로 순안 비행장에서 발사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순안 비행장을 원점 타격한다고 해도, 북한은 삼석 구역 등 다른 지역에서 재 반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오늘 발사를 통해 과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2발 쐈는데, 미사일 종류도 다르고 비행거리도 다르다면서요?
 
[기자]
먼저 쏜 미사일은 350km, 그 다음 쏜 미사일은 800km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됐습니다.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인 KN 23을 섞어 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종류가 다른 미사일을 섞어서 동시에 발사하는 이유는 상대의 요격과 원점 타격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사거리가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지난 25일 평북 태천에서 쏜 미사일이 600km를 날아갔는데, 이번에는 800km입니다. 
 
평양에서 제주까지 620km이니 한반도 전역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셈입니다. 
 
[앵커]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쏜 것은 아무래도 미국 항공모함 레이건호가 다시 돌아온 것 때문으로 봐야겠죠?
 
[기자]
북한이 미국 항공모함을 언급한 외무성 공보문을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올린 게 새벽 4시 37분쯤입니다. 
 
북한의 담화는 대개 장황할 때도 많은데 오늘은 단 두 문장, 매우 간결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로 끌고 간 것에 대해 항의하고, 미국 항공모함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북한이 레이건 호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뒤 2시간 지나서 미사일을 쐈으니, 항공모함의 재 출동에 항의하는 차원이 강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北, 美 항모 재출동 반발 탄도미사일 발사. 연합뉴스

[앵커]
북한은 최근 이틀에 한 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데요.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봅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북한은 지난 달 25일부터 오늘까지 12일 동안 모두 6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으니 이틀에 한 번 꼴로 쏘고 있습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는 차원입니다. 먼저 북한이 최근 국면에서 미사일을 처음 쏜 상황을 복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평북 태천에서 동해로 발사한 미사일이 600km를 날아갔습니다. 태천에서 600km 떨어진 부산항에는 당시 로널드 레이건 호가 입항 중에 있었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실시되는 한미연합해상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입항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에 대한 반발로 해석됐습니다. 
 
이어 북한은 한미훈련이 진행 중에도 미사일을 쐈고, 미국 항공모함이 한반도 해역을 떠난 뒤에도, 한반도 해역으로 다시 돌아온 뒤에도 계속 발사했습니다. 
 
[앵커]
북한은 과거 한미 훈련 중에는 무력시위를 하지 않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대를 자극할 수 있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겁먹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고 최근 채택된 핵 법령과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북한이 채택한 법에는 각이한 정황에 따라 핵무기 사용 전략을 갱신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따라서 법을 토대로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에 군사적 대응을 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의 추가 도발도 우려되고 있는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국면이 이어지겠습니까?
 
[기자]
잠시 전에 말씀드린 대로 북한은 한미가 미국 항공모함을 끌어들여 위협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 실시된 한미일 연합 재훈련을 보겠다는 뜻입니다. 미국 항모가 오늘 훈련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동해에 다시 돌아온 것 자체가 압박이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됩니다. 
 
국방부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신형 액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ICBM과 SLBM을 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국면이 북한의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실도 최근 도발에 대해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고 미중대결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목소리에도 한계가 있어서 한반도 긴장이 갈수록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잠시 뒤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총리가 전화 통화를 하는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이 되는 것이겠죠?
 
[기자]
기시다 일본 총리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도 전화를 통화를 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안보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갈 겁니다. 
 
그런데 북한이 어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을 거쳐 태평양으로 쏜 데는 미묘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사일의 상공 통과로 일본 국민들은 현재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교롭게도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지난 달 유엔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다시 쏜 데는 일본에 대화를 압박하며 한미일 공조에 틈을 내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미일 최고지도자의 연쇄적인 전화 통화는 북한의 이런 의도를 차단하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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