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김진태 강원지사 '기대' 100일만에 '실망'으로

지난 6월 2일 춘천 도심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진태 선거캠프 제공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국민의힘 주도의 11대 강원도의회를 향해 시민단체가 선거 전 약속했던 '레고랜드-알펜시아' 검증에 소극적이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혈세낭비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와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5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김진태 지사는 6.1 지방선거 기간 레고랜드 조성과 알펜시아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해결을 위해 도내 시민단체와 약속했던 '레고랜드-알펜시아 공동특별조사위원회' 구성 약속을 결국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의회 역시 우리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말았다. 김진태 지사와 권혁열 의장을 비롯한 강원도의회에 매우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하며 향후 임기 중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는 이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범대위 등은 김 지사가 지난 5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레고랜드와 알펜시아 진상규명 공동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관련 찬반을 묻는 자신들의 질의에 '관련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공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서면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지사 당선시 여야 도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과 협력해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김 지사 측의 의지도 강조했다. 하지만 당선 이후 김 지사는 7월 11일 범대위 등과의 간담회 이후 후속 대화, 조치 등이 취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레고랜드-알펜시아 의혹과 관련해 강원도·도의회·시민단체 공동 진상규명 특위 구성 요구에 찬성한 김진태 선거대책본부 답변서. 강원평화경제연구소 제공

범대위 등은 "김진태 도지사와 강원도의회는 취임 100일이 되는 시점까지 온갖 설만 무성할 뿐 복잡하게 얽힌 알펜시아 문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하고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한 '레고랜드' 문제는 오직 재정 효율화를 내세워 '매각'만이 능사라며 돌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도의회 의장단은 8월 8일 레고랜드·알펜시아 의혹 해소를 위한 공동특위 구성을 촉구하는 본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공동특위 조사위 구성과 관련해 임시회가 열리는 9월 15일까지는 답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시각까지 우리는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진태 지사와 권혁열 의장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선거 때는 당선을 위해 입에 바른 공약으로 도민을 기만하고 당선 이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사기적 행각을 즉각 중단하고 알펜시아 및 레고랜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즉각 방안과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레고랜드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검토 여부와 관련해 "여태까지 전임 도정에서 해왔던 것을 이제 우리가 스스로 지금 감사를 하고 나선다는 것이 좀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 강원도의회에 공을 넘겼다. "마침 도의회에서 어제(27일) 재정 효율화 특위를 출범시켜서 여러 가지 재정 문제에 대해서 짚어보겠다고 하니까 도의회에서 이 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고 그 밖에도 다각도로 전체적인 문제를 지금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할 만큼 했고 문을 열어서 지금 레고랜드 영업 중이다. 그것을 갑자기 못하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그만큼 이제 이렇게 도와줬으니까 거기가 잘 돼 가기를 바라고 우리는 이제 우리대로 강원도는 강원도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사업 관련 부담 해소 방안으로 강원도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레고랜드 특수목적법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를 법원에 회생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강원도 보증으로 BNK투자증권에서 빌린 2050억원의 원금 상환이 내년 11월 도래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계약을 수정하고 기존사업을 재구성해 보증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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