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폐막한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된 고교생들의 작품이 화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행과 아빠찬스 등 세태를 풍자하는 내용이다.
4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윤석열차', '임산부석', '아빠찬스'라는 제목의 만화가 전시됐다. 이 작품들은 모두 전날 폐막한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측이 개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수상작들이다.
작품들을 보면 '윤석열차'는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철도 위를 달리고, 조종석 위치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 그 뒤로는 검사복을 입은 이들이 칼을 들고 있다. 열차가 지나간 자리에는 부서진 건물들이 보이고, 다가오는 열차를 피해 놀란 표정으로 흩어진다.
이 작품은 이 공모전에서 고등부 금상을 받았다. 부문 관계 없이 받은 대상 다음으로 가는 수상작으로 부문별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사람 얼굴이 달린 증기기관차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영국의 인기 만화시리즈 '토마스의 친구들'을, 기차에 칼을 든 검객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일본 만화영화 '귀멸의칼날 – 무한열차'의 일부를 차용한 작품으로 보인다.
동상을 차지한 작품은 '임산부석'으로 "태아도 생명이다, 낙태는 죄악"이라는 손팻말을 든 보수진영 지지자가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아 있고 이를 지켜보는 임산부의 당황스런 표정을 묘사한 작품이다. 구호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세태를 풍자한 작품이다.
중등부 금상을 받은 '아빠찬스'도 관심을 모았다. 서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줄타기에 묘사한 이 작품은 아버지의 직업에 따라 줄타기하는 길이가 달라진다는 것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해당 작품들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학생들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그린 것 자체가 놀랍다" 혹은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심사위원들이 대단하다"는 반응이다.
이 작품들은 모두 학생들의 작품이지만 날카로운 표현력과 독창성으로 수상작이 됐다. 수상작 선정은 주최 측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무작위로 추천한 심사위원들이 평가해 선정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현실을 풍자한 그림은 예전부터 있었다"며 "수상작들을 많은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제를 모은 부천국제만화축제는 부천시의 대표 축제 중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등이 후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2년 연속 비대면으로 치르다가 올해 대면행사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