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파가 몰려 인도와 차도 곳곳에서 통행에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1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동화면세점부터 대한문까지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 인원 3만명을 신고했고, 오후 2시쯤 경찰 추산 3만3천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애초 무대와 전광판 등이 설치된 세종대로 4개 차로를 통제했는데 본 집회가 시작되고 2개 차로를 더 막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을 포함해 인근 인도와 차로에 모여 "주사파 척결" 등 구호를 외치고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당시 '사적 발언'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과 서울시청 측은 이날 오후 12시쯤부터 집회가 허용되지 않는 광화문광장에 시위자들이 들어오지 않도록 수시로 통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찰은 이순신장군 동상 앞뒤로 질서 유지선과 펜스 등을 설치하고 호루라기를 부는 등 시위자들을 집회 신고 장소로 유도했으나 시위자들은 "시민 공간인데 왜 가라고 하느냐"고 반발했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 사이에 언쟁은 있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청 관계자는 "충돌이 나지 않도록 계도조치하고 있는데 시위자인지 아닌지 구분이 어려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서 소음이 발생하거나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집회·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세종대로 사거리와 대한문 사거리는 가변차로가 운영되는 등 교통 통행이 통제됐다. 인도 곳곳에도 보수 단체 부스가 설치되고 경찰이 안전을 이유로 우회를 유도하며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펜스와 아크릴 임시벽 등을 마주한 시민들 사이에선 "또 돌아가야 하느냐"는 등 불평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경찰은 교통혼잡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행진 장소 인근에 40여 개 부대를 배치하고 안내 입간판과 펜스, 차벽 등을 설치했다.
자유통일당 집회와 별개로 보수단체인 '전국구국동지연합회'와 '태극기 국민혁명 국민운동본부'는 오후 1시부터 각각 시의회에서 종각역, 대한문에서 삼각지로터리 구간 집회 및 행진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