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 "인니 축구 참사, 우리로 치면 한일전 같은 경기였다"

희생자 대부분 2030 직장인…민심 '흉흉'
현지서 파악한 사망자 149명…부상도 상당수
23년 만에 홈팀 패배한 것이 발단…관중 분노
축구 경기장서 최루탄 사용된 건 처음 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경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인회장)
 
지난 1월 1일 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의 축구장에서 125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잠시 후 현장의 영상 보여드리죠. 프로축구 리그였는데요. 홈팀이 경기에서 지자 홈팀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하기 시작을 했고 그러자 상대편 응원단도 경기장으로 함께 쏟아집니다. 선수들의 라커로 이 성난 관중들이 향하자 경찰이 곤봉으로 진압을 하기 시작했고요. 관중이 3천 명을 넘어서서 경기장으로 쏟아지자 최루탄을 쏩니다. 그러자 놀란 관중들이 한꺼번에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가 압사한 건데요. 보시다시피 출구는 두 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두 개의 출구로 일제히 쏟아지면서 깔리는 사람들이 발생한 거죠. 축구경기장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런 참사가 벌어졌는지 이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 현지 연결해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인회의 이경윤 한인회장 전화 연결을 해보죠. 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이경윤> 네, 안녕하세요. 이경윤입니다.
 
◇ 김현정> 자바라는 섬 인도네시아에 많이들 여행도 가고 그렇습니다만 정확히 어디쯤이고 이번에 사망한 분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시는 어떤 분들이신가요?
 
◆ 이경윤> 제가 한인회장으로 있는 지역이 동부 자바주입니다. 저희 주에 인구가 4500만 정도 인도네시아인이.
 
◇ 김현정> 엄청 많네요. 크네요.
 
◆ 이경윤>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주도가 수라바야라는 도시고요. 수라바야에는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입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부산으로 보시면 되고요. 사고가 난 지역은 수라바야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말랑이라는 도시입니다.
 
◇ 김현정> 사망자들은 어떤 분들이에요.
 
◆ 이경윤> 대부분 직장인들이죠. 학생도 일부 있을 수 있고요. 대학생도 있을 수 있고요. 대부분 직장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부산, 그 주의 수도가 한 4천 5백만 엄청나게 큰 곳이고 한 시간 떨어진 이 말랑이라는 곳은 그럼 우리나라로 따지면 어떤 도시쯤으로 보면 될까요.
 
◆ 이경윤> 김해 정도로 보시면 될까요.
 
AP=연합뉴스

◇ 김현정> 김해, 우리나라로 따지면 김해 정도 느낌. 부산 옆에 있는 김해니 창원이니 이 정도 느낌의 도시로 보면 될까요.
 
◆ 이경윤>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사건이 벌어진 지 한 이틀째가 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분위기는 어떤가요?
 
◆ 이경윤> 현지 보도가 다 그렇게 나왔지만 민심은 흉흉한 상태입니다. 한인 사회도 큰 충격으로 일단 받아들이고 있고요. 사실은 인도네시아 축구 열기가 한국에 비해서 절대 뒤쳐지지 않고 있고요. 자주 유럽에 보면 훌리건이라고 그러죠. 이 친구들이 자주 말썽부리기 때문에 그렇게 종종 있는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이번에는 사건이 아주 굉장히 커졌죠.
 
◇ 김현정> 모두 놀라고 민심이 흉흉하고 그런 상태. 정확한 피해 상황부터 좀 짚고 가겠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자 125명으로 지금 한국에서는 알려져 있는데 맞습니까?
 
◆ 이경윤> 제가 파악한 것은 현지 경찰서 파악한 것은 149명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어제 6시, 저녁 6시 기준입니다. 저희가 파악한 겁니다.
 
◇ 김현정> 한인회에서 정보과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 이경윤>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거기 시각이 아침, 10월 3일 아침이 되고 있는데 어제 저녁 6시까지 수집한 정보로는 149명. 그러면 지금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 숫자와는 차이가 있네요.
 
◆ 이경윤> 저도 한국 뉴스 보도 나오는 거 보면 175명이다. 200명이다까지 나오는 거 보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요. 아무튼 저희가 확인한 것은 제가 확인한 것은 150명 정도 됩니다.
 
◇ 김현정> 170명이라는 발표가 있었지만 그거는 공식 발표가 잘못됐다, 이런 정정 보도가 나왔었고 125명으로 여기에서는 알려져 있습니다만 현지에서는 한 149명, 150명 정도로 파악한다. 그 얘기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상자도 워낙 많아서 지금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는 거죠?
 
◆ 이경윤> 네, 맞습니다. 경찰에서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병원에 입원한 부상자는 지금 몇 명 정도로 알려져 있나요.
 
◆ 이경윤> 저희가 들은 소식은 한 40여 명에서 70여 명까지 있다고 들었고요. 꼭 병원이 아니라 집으로 귀가하신 분들도 아마 상당수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망자가 149명에다가 부상자들이 또 수십 명 되고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그 도시의 그림이라는 상황이라는 것이 장면이라는 것이 아비규환 같을 것 같아요. 어떤 모습들이 펼쳐지고 있나요.
 
◆ 이경윤> 사실은 경찰도 2명이 사망을 하셨기 때문에 상황은 굉장히 심각하고요. 제가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합니다마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은 맞습니다.
 
◇ 김현정> 140명 정도 넘는 사망자들 신원 파악도 쉽지 않겠어요.
 
◆ 이경윤> 주 경찰서에서 각 도시 경찰 지원을 받아서 지금 신원 확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본 화면 중에는 사망자들의 사진을 쭉 길거리에 펴놓고 시민들이 자신의 가족들을 찾는 이런 좀 정말 안타까운 그림들도 있던데 맞습니까?
 

◆ 이경윤> 네, 맞습니다. 좀 안타까운 현실이 맞습니다.
 
◇ 김현정> 가장 나이 어린 사망자가 다섯 살이라고 들었어요.
 
◆ 이경윤> 축구장에 입장하는 나이가 만 15세에서 40세까지로 저희는 알고 있어요. 그중에서 제일 많은 나이대가 20에서 30세 사이이기 때문에 아마 가족이 같이 가서 그런 안타까운 사고 당한 경우도 저는 있을 거라고 보기는 합니다.
 
◇ 김현정> 15세부터 입장이 가능하지만 아빠 손 잡고 엄마 손 잡고 가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어린아이들 피해도 접수가 되고 있는 상황. 알겠습니다.
 
◆ 이경윤> 저는 그렇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끔찍한 참사가 어떻게 벌어진 건가. 발단을 보니까 일단 프로리그에서 홈 팀이 지면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거라고요?
 
◆ 이경윤> 두 팀이 우리 한일전처럼 프로팀이지만 아주 전통적으로 굉장히 앙숙인 팀인 건 맞습니다. 그래서 그 두 팀이 일단 경기가 있다고 그러면 꼭 한 번씩 사달이 나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아주 굉장히 심각한 사태가 됐는데 아마 홈팀 말랑 팀이 져서 아마 이런 사달이 벌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말랑이라는 팀이 홈에서 경기하다가 진 게 23년 만에 처음이라면서요.
 
◆ 이경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홈에서 경기를 하는데 어떻게 질 수 있느냐. 이 성난 홈팀 관중들이 경기장,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거예요.
 
◆ 이경윤> 맞습니다.
 
◇ 김현정> 원래 이런 일이 종종 있나요? 경기장 안으로 관중이 침입하는 경우가.
 
◆ 이경윤>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인도네시아 축구 열기가 유럽의 어느 도시 못지않게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 소위 훌리건들이 현지 경찰들도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데 자주는 아닙니다마는 종종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는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났기 때문에 저희들도 굉장히 충격이고 현지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인도네시아에 훌리건 문화가 있군요.
 
◆ 이경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훌리건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한다고 해서 이렇게 최루탄까지 쏘면서 진압을 하는 거는 지금 상상이 안 되는데 이런 일도 그럼 종종 있어요?
 
◆ 이경윤> 최루탄은 자주 아니면 종종 쓴다는 표현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고요. 간혹, 간혹 워낙 경기가 있는 날은 경찰들도 다 비상 걸리기 때문에 아마 만반의 준비는 했을 겁니다. 워낙 두 팀이 막강하게 오래 전부터 사고가 난 팀들이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아마 이미 준비를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 와중에 최루탄 발포는 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최루탄을 쓰는 경우는 그러면 회장님도 처음 보셨어요?
 
◆ 이경윤> 시내에서 가끔 데모가 있을 때 한두 번씩 발포는 합니다. 경기장에서는 제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최루탄, 물론 훌리건 문화가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을 한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도대체 최루탄 발포 명령이 어떻게 떨어졌을까요? 현지 지금 알려지고 있기론 어떻습니까?
 
(말랑[인도네시아]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자 현지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고 있다.

◆ 이경윤> 글쎄요, 제가 민간인이 그것까지 다 파악하기는 좀 어렵지만 아마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워낙 두 팀이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팀이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아마 그런 준비를 했던 것 같고요. 3천 명이라는 인원이 한꺼번에 내려오면 소규모 경찰 병력이 어떻게 대처를 하겠습니까? 아마 그런 쪽에서 발포 명령은 누가 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마 자체 경찰들이 자기 몸 관리하기 위해서 신변 보호하기 위해서 발포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생각보다도 사실은 저희는 지금 보도가 지금 정확히 어떻게 나가고 있는가가 궁금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통제가 있나요? 혹시.
 
◆ 이경윤> 사망자 수는 저희가 파악한 것하고 현지 언론에 발표되는 것하고는 좀 틀린 걸 봐서는 어느 정도 보안 유지는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과잉 진압이 아니었는가, 지금 외신들은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데 그럼 현지의 여론, 민심은 어떤가요?
 
◆ 이경윤> 사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좀 온순합니다. 다만 어떤 축구 경기가 있거나 아니면 이슈가 있을 때는 굉장히 광적으로 변하기는 하는데요. 제 판단에는 그렇게 큰 이슈가 현재 되고는 있습니다마는 며칠 지나면 조용해질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민심이 흉흉해져서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로 흐른다든지 그럴 분위기는 전혀 아닌가 보군요.
 
◆ 이경윤> 일부 소수 단체들이 준비는 하겠지만 며칠 지나면 조용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끔찍한 참사,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 벌어진 건지 또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오늘 한인회장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회장님 오늘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아무쪼록 사망자가 더 발생하지 않기를 여기서도 기원하겠습니다.
 
◆ 이경윤> 네, 저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경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인회의 이경윤 회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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