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통영체육관 관중석에는 평소 보기 힘든 독특한 좌석이 있었다. 바로 단체석이었다. 허훈의 팬들은 KBL에 문의해 66석을 단체석 개념으로 구매했다. 군 입대 후 첫 공식경기에 나서는 허훈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허훈은 펄펄 날았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22점을 올리며 정규리그 MVP 출신의 힘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가 뛴 LG도 1, 2쿼터까지 쉽게 달아나지 못했다.
다만 허훈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국 경기 종료 5분30초를 남기고 상무 장창곤 감독은 코트 위에 있는 허훈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미 64대89까지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허훈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이었다. 상무는 79대106으로 졌다.
상무는 1, 2쿼터 LG와 대등하게 맞섰다. KBL을 대표하는 가드 허훈과 김낙현이 코트를 흔들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LG 아셈 마레이와 단테 커닝햄은 31점 13리바운드를 합작했다. 상무도 박정현, 김경원, 박찬호 등을 활용해 맞섰지만, 높이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게다가 허훈은 훈련소에서 나온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장창곤 감독은 "우리 팀에도 허훈이 용병이라 생각한다. 결국 상대 외국인 선수에게 밀렸다고 보면 된다"면서 "훈련소를 다녀온 지 3주 됐다. 3주치고는 몸이 굉장히 빨리 올라왔다. 전국체전, D리그, 그리고 내년 아시안게임까지 무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허훈과 김낙현이 3개월만 같이 훈련했어도 좋은 경기가 나올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면서 "2쿼터가 지나니까 훈련량이 티가 났다"고 덧붙였다.
허훈의 활약에 처음 KBL 사령탑으로 데뷔한 LG 조상현 감독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상현 감독은 "훈련소에서 나온 지 3주밖에 안 됐고, 몸이 엄청 빨리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두 말할 필요 없이 리그 최고의 가드다. 허훈, 김낙현 수비에 중점을 뒀는데 전반 안 된 부분이 있었다. 후반에는 수비를 잘했다. 허훈, 김낙현 모두 훌륭한 선수"라고 강조했다.